증권
메르스 사태 1년, 증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입력 2016-06-01 10:42  | 수정 2016-06-01 10:45

지난해 6월 국내 증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중국 증시 폭락, 미국 금리인상 우려 등 악재가 겹겹이 겹치며 꽁꽁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메르스 사태를 포함해 각종 악재를 덜어낸 올 6월 증시가 어떤 장세를 펼칠지 관심을 모은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악재는 없지만 호재도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면서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초 코스피는 장중 2200선을 넘볼 만큼 강하게 상승했다.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바이오주가 증시를 견인했고 유커(중국인 관광객) 수혜주로 분류되는 화장품주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 9년여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이내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5월 시작된 메르스 사태는 중국 관광객 감소와 내수 위축 우려로 이어지며 화장품주와 여행, 유통, 필수소비주 등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따라 지수는 지난해 8월 장중 1800.75까지 하락하는 등 단숨에 300포인트 넘게 급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코스피는 2000선과 1900선을 오가며 재차 2100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지수는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이렇다할 반등을 펼치지 못하고 박스권 안에 굳게 갇혀버린 상태다.

전문가들은 올 6월 증시도 박스권을 탈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점쳐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가 레저, 여행, 운송, 필수소비재, 유통 등 대부분의 업종의 펀더멘털을 개선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는 기업실적과 경제지표의 개선이 확인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두고 보겠다는 심리가 강한 상황에서 시장의 상승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들이 나오게 되면 생각보다 분위기 반전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기업실적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주가수익비율(PER) 11배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사이에서 등락을 보였는데, 최근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함께 PER 11배는 2130선까지 상향됐고 PBR 1배는 1970선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펀더멘털 개선이 직접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단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현재 증시 자금 이탈을 촉발할 이벤트들이 많아 수급 여건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 6월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비롯해 중국 MSCI 지수 편입,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같은 굵직한 이벤트들이 산재해 있다.
박 연구원은 물론 시장 예상과 달리 연준이 6월 FOMC에서 금리를 올리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시나리오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벤트 종료 전까지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해당 이벤트에 대한 우려로 외환시장이 선제적으로 흔들리고(달러 강세),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부정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영미계와 유럽계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지금의 주식시장은 기업이익보다 매크로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개선이 눈에 띄지만 6월에 예정된 각종 이벤트가 매크로 리스크를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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