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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들호’ 종영②] 박신양에게 빚지고 또 빚졌다
입력 2016-06-01 09:18 
[MBN스타 김윤아 기자]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수임료에 상관없이 변호해준다. 난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슈퍼맨도 아니다. 하지만 억울한 사람을 보면 그냥은 못 넘어간다. 우리 땅에 억울한 사람들이 있는 한, 난 이 일을 계속해 갈 것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의 마지막 대사다. 극중 박신양의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통쾌함과 함께 큰 울림을 남겼다. 다소 진부할 수 있는 대사를, 박신양 만큼 잘 살려낼 수 있는 배우가 있었을까 싶다.

상식보다 권력이 앞서는 현실에서 박신양은 어떤 권력의 협박이나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치고자 했다. 거대한 악에 맞서, 힘없는 자들을 온전히 지지하고자 한 것이다. 그의 눈빛, 몸짓, 말투 하나하나에서 ‘할 일은 해야겠다는 그의 신념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히 ‘조들호는 최근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공감지수를 높였다. 노숙자 방화살인사건을 통해 억울한 약자를 들여다보는가 하면, 건물주의 ‘갑질과 영세상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동학대와 부실급식 이야기, 에너지 음료의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여고생 사건을 통해서는 정경유착을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 방식에 있어서도 조들호(박신양 분)은 남달랐다. 때론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만화같은 설정도 있었다. ‘기승전 조들호라고 할 만큼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게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어디선가 항상 그의 조력자가 나타나 모든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웰메이드 드라마를 향한 기준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에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률 2위로 시작했던 ‘조들호는 금세 1위자를 차지하고는 상승세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조들호에 열광했던 이유는 뭘까.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조들호와 같은 이들이 많아지기를 원했기 때문은 아닐까. 거대 악과의 싸움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더욱 당당해지는 조들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대리 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또한 비현실적인 상황과 스토리 속에서도 모든 것이 믿어지게 하는 데에는 박신양의 연기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딸 바보에서 불합리한 현실에서 분노하는 모습까지, 스펙트럼 넓은 그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조들호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조들호는 박신양에게 빚지고 또 빚졌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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