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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했던 정주현의 비상, ‘불 지핀’ LG 2루경쟁
입력 2016-06-01 06:02 
정주현(사진)이 전날 열린 잠실 KIA전에서 3안타 3타점을 때리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간 침체됐었지만 반등의 신호탄을 쏘며 다시 한 번 내야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연장 공방 끝 무승부. LG는 결과적으로 헛심을 썼다. 그렇지만 수확도 있다. 정주현(25)이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 팀 타선을 주도하며 주전 2루수 경쟁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31일 경기에 앞서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열세였던 상대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획기적인 라인업을 꾸렸음을 시사했다. 사령탑의 공언처럼 전날 LG는 전과 다른 라인업으로 KIA를 상대했다. 그 중 눈에 띄었던 선수는 바로 2번 지명타자 정주현.
문선재와 함께 테이블세터를 형성한 정주현은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4회말 2사 만루찬스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때려내며 초반 밀리던 경기흐름의 균형을 다잡았다. 앞서 3회말에도 깔끔한 안타를 신고했던 정주현은 6회말 안타 한 개를 더 추가해 무려 3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무승부로 끝나 빛이 바랐지만 경기 초중반만큼은 최고의 경기 수훈선수였다.
이번 시즌 정주현은 굴곡이 심한 편이다.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뒤부터 일찌감치 LG 내야의 핵으로 성장할 기대주로 꼽혔다. 전지훈련 때도 인상 적인 활약을 펼쳤다.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으며 빠른 발도 주무기였다. 양상문 감독 역시 개막 후 정주현을 1번 타자 및 주전 2루수로 중용하며 믿음을 내비쳤다. 당시만 해도 올 시즌 내내 꽃길이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정주현의 타격감은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식었다. 4월22일 이후 출전한 5경기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며 침체에 빠졌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반면 같은 시기 베테랑 손주인은 뜨거운 타격감으로 2루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정주현은 5월10일 다시 1군에 부름을 받았지만 성적과 상황 모두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전경쟁에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럼에도 정주현은 간간히 선발 2루수로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넥센전 안타를 시작으로 서서히 감을 잡기 시작했다. 매 경기 출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페이스를 조절했다. 결국 전날 KIA전서 중요한 역할을 부여 받고 그 믿음을 보답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정주현 스스로도 자신감이 생길 활약이었다. 손주인이 여전히 뜨겁지만 그는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다시 한 번 2루 경쟁에 뛰어들 여지를 남겼다. 또한 공존 가능성도 제시했다. 정주현은 전날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지난달 18일 수원 kt전에서는 같은 역할로 출격해 무안타에 머물렀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대활약을 펼치며 방망이 하나 만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히 있음을 보여줬다.
LG에서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있는 기대주 정주현. 여러 자리에서 활용폭이 많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물론 아직 공고한 자신의 자리를 찾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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