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 영국 레킷벤키저 정조준…옥시 증거인멸 있었나
입력 2016-05-30 11:27 
사진=연합뉴스
검찰, 영국 레킷벤키저 정조준…옥시 증거인멸 있었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수사하는 검찰이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유해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개입 여부를 본격 수사합니다.

증거인멸 수사가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를 축으로 한 옥시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에 대해 '투트랙'으로 진행됩니다.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서울대 수의대 조모(56·구속) 교수의 독성실험보고서 조작과 영국 본사의 관련성을 알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레킷벤키저 간부 2∼3명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소환 대상자들은 조 교수가 2011년 11월 29일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생식독성실험 결과와 이듬해 2월 17일 흡입 독성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각각 한국을 방문한 인물입니다.


실험 결과 발표 당시 옥시 관계자와 변호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관계자 외에 미국·영국·싱가포르 등에서 근무하는 레킷벤키저 관계자가 참석했는데 이들의 방한이 본사 지시에 따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직책이나 업무 성격 등을 따져 본사와 연관성이 가장 크다고 추정되는 인사 2∼3명을 소환 대상을 추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교수는 옥시 측의 의뢰를 받아 2011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실험인 생식독성실험에서 옥시 측에 불리한 결과가 나오자 이를 은폐하고 이후 2차 실험인 흡입독성실험에선 데이터 등을 조작해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조 교수는 이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통해 옥시 측에서 1천2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당시 발표에 참석한 레킷벤키저 인사들이 영국 본사의 역할과 움직임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해 소환을 결정했습니다.

영국 본사가 서울대 실험보고서의 은폐·조작을 알고도 묵인했는지 혹은 이를 적극적으로 지시했는지 등 의혹으로 남겨진 사항을 직접 확인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영국 본사로의 수사 확대 여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번 주초 검찰 출석 여부를 수사팀에 전달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회사 일정 등을 이유로 소환 요구에 불응한 제인 전 대표에게 금주중 이메일 등으로 서면조사서를 발송할 예정입니다.

그는 조 교수에게 사실상 뇌물 성격인 자문료 1천200만원을 지급하도록 최종 결재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옥시와 조 교수 간에 체결된 이면계약서도 그의 명의로 작성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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