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당선…마르코스 아들 부정투개표 의혹 제기
입력 2016-05-28 09:46 
두테르테 / 사진=MBN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당선…마르코스 아들 부정투개표 의혹 제기



차기 필리핀 대통령에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다바오시 시장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부통령 선거에 나선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58) 상원의원은 떨어졌습니다.

필리핀 의회가 27일 정·부통령 선거의 공식 개표를 끝낸 결과 두테르테 시장이 1천660여만 표를 얻어 2위 후보인 집권 자유당(LP)의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을 660만 표 이상 차이로 따돌리는 압승을 거뒀다고 GMA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지난 9일 선거 직후 비공식 집계에서 이런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와 다른 후보들로부터 차기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정권 인수 작업을 해왔습니다.


대통령 취임 6개월 내 범죄 근절을 공약으로 내세운 두테르테 당선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강력 범죄에 대한 사형제 부활, 야간 미성년자 통행금지와 주류 판매 제한,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선거기간에 모든 범죄자 처형, 여성 비하 발언 등 거친 언행을 일삼아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렸습니다.

부통령 선거에서는 여당 후보인 레니 로브레도(52) 여성 하원의원이 1천440여만 표를 획득,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을 26만3천여 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동안 정부 여당의 부정 투·개표 의혹을 제기해온만큼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반발할 경우 후유증이 예상됩니다.

최근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 측은 정부 여당이 로브레도 의원을 부통령에 당선시킨 뒤 로드리고 두테르테(71) 대통령 당선인을 의회에서 탄핵하고 대통령직을 넘겨받게 하는 '플랜 B'를 추진할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선관위가 한 후보자 이름의 틀린 철자를 바로 잡는다며 선거 시스템 서버의 스크립트(컴퓨터 처리 명령어)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습니다.

마르코스 주니어 의원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 치하 피해자들과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등의 반발에도 현 정부 실정, 개발 독재에 대한 향수 등에 힘입어 여론조사에 1, 2위를 다툴 정도로 유권자들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통령과 부통령 당선인은 6월 30일 취임한다. 임기는 6년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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