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하하면서 위안화 고시가격이 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4% 오른 달러당 6.5693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위안화 절하 결정은 지난 19일 위안화 가치를 0.48% 대폭 절하한 뒤 엿새 만에 다시 나왔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자 중국 당국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2011년 3월 16일 달러당 6.5718위안에 고시된 이래 5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환율 고시 직후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값은 한때 고시가격보다 더 떨어졌지만 오후장 들어 안정세를 찾아 6.559위안 안팎에서 거래됐다.
중국증권보는 최근 위안화값 변동에 대해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소폭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나망은 향후 위안화값이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따라 등락폭이 좌우될 것”이라고 25일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이 장기적으로 위안화 절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중국 재정부와 인민은행은 올들어 줄곧 위안화 절하 가능성을 일축하고 ‘안정적 관리를 강조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중국이 시장환율제도로의 시험을 접고 올들어 환율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작년 말 시진핑 주석이 공산당 고위간부들과 연 회의에서 중국 외환시장과 감독시스템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환율 결정을 시장에 맡기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시 주석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7일짜리 역레포(환매조건부채권) 거래로 시중에 700억 위안(약 12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25일 공급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