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범죄자 치료감호…지난해만 1천명
지난해 2월 서울 구로구에서 흉기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는 시동생, 피해자는 형수였습니다.
가해자인 고모(60)씨는 조현증, 일명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형이 자신이 맡겨둔 돈을 쉽게 돌려주지 않자 형 부부가 자신을 살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러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고씨는 2002년에도 아내가 외도한다고 의심하고 흉기로 살해해 징역 5년과 치료감호를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었습니다.
고씨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고씨에게 대법원 권고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하며 치료감호 처분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고씨의 오래된 정신질환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습니다.
고씨나 최근 발생한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의 범인 김모(34)씨처럼 정신 질환을 앓는 상태에서 범행한 사람의 경우 법원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치료감호를 명합니다.
치료감호와 형이 함께 선고된 경우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이 경우 치료감호 기간은 형 집행 기간에 포함됩니다.
고씨나 김씨처럼 심신 장애가 있거나 소아기호증, 성적가학증 등 정신 성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최대 15년,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자는 최대 2년까지 치료감호 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살인범죄자에 한해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거나 재범 위험이 클 때 총 3차례, 2년씩 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2001년부터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서 14년 넘게 감호치료를 받은 한 존속살해범은 지난 연말 치료감호 기간이 처음으로 연장됐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치료 감호소에 수용된 사람은 모두 1천212명입니다. 2011년(993명) 대비 22%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김씨 같은 심신 장애가 1천명(82.5%)으로 가장 많고, 성적 장애 92명, 약물중독 66명 등의 순입니다.
법원에서 치료감호 처분을 받는 사람은 한 해 수백명 수준입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1심과 항소심, 상고심을 통틀어 접수된 치료감호 청구는 478건입니다. 그해 집계된 형사 본안사건 36만6천여건의 0.13%다. 2013년엔 657건, 2012년엔 559건이 접수됐습니다.
김씨 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선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 처분 같은 국가 차원의 치료 수단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무부 치료감호소장 출신의 최상섭(67) 대한법정신의학회 회장은 "조현병은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보다 공격성이나 폭력성이 분출되기 쉽다"며 "본인은 자신의 증세를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나 국가가 치료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법무부는 살인뿐 아니라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정신 질환 범죄자에 대해서도 처벌에 그치지 않고 치료를 시키는 '치료명령 제도'를 올 12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사후 조치에 불과해 근본적인 범죄 예방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묻지마 범죄'의 경우 사후 조치로 치료감호를 강화하는 게 범죄 근절에 큰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며 "이상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사전 발견, 그들에 대한 관리시스템 마련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지난해 2월 서울 구로구에서 흉기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는 시동생, 피해자는 형수였습니다.
가해자인 고모(60)씨는 조현증, 일명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형이 자신이 맡겨둔 돈을 쉽게 돌려주지 않자 형 부부가 자신을 살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러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고씨는 2002년에도 아내가 외도한다고 의심하고 흉기로 살해해 징역 5년과 치료감호를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었습니다.
고씨의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은 고씨에게 대법원 권고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하며 치료감호 처분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고씨의 오래된 정신질환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습니다.
고씨나 최근 발생한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의 범인 김모(34)씨처럼 정신 질환을 앓는 상태에서 범행한 사람의 경우 법원은 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여 치료감호를 명합니다.
치료감호와 형이 함께 선고된 경우 치료감호를 먼저 집행하고, 이 경우 치료감호 기간은 형 집행 기간에 포함됩니다.
고씨나 김씨처럼 심신 장애가 있거나 소아기호증, 성적가학증 등 정신 성적 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최대 15년,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자는 최대 2년까지 치료감호 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살인범죄자에 한해 치료를 계속할 필요가 있거나 재범 위험이 클 때 총 3차례, 2년씩 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2001년부터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에서 14년 넘게 감호치료를 받은 한 존속살해범은 지난 연말 치료감호 기간이 처음으로 연장됐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치료 감호소에 수용된 사람은 모두 1천212명입니다. 2011년(993명) 대비 22% 늘었습니다.
이 가운데 김씨 같은 심신 장애가 1천명(82.5%)으로 가장 많고, 성적 장애 92명, 약물중독 66명 등의 순입니다.
법원에서 치료감호 처분을 받는 사람은 한 해 수백명 수준입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1심과 항소심, 상고심을 통틀어 접수된 치료감호 청구는 478건입니다. 그해 집계된 형사 본안사건 36만6천여건의 0.13%다. 2013년엔 657건, 2012년엔 559건이 접수됐습니다.
김씨 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선 재범 방지를 위해 치료감호 처분 같은 국가 차원의 치료 수단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무부 치료감호소장 출신의 최상섭(67) 대한법정신의학회 회장은 "조현병은 우울증 등 다른 정신질환보다 공격성이나 폭력성이 분출되기 쉽다"며 "본인은 자신의 증세를 모르기 때문에 보호자나 국가가 치료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법무부는 살인뿐 아니라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정신 질환 범죄자에 대해서도 처벌에 그치지 않고 치료를 시키는 '치료명령 제도'를 올 12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사후 조치에 불과해 근본적인 범죄 예방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묻지마 범죄'의 경우 사후 조치로 치료감호를 강화하는 게 범죄 근절에 큰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며 "이상 징후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사전 발견, 그들에 대한 관리시스템 마련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