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날 선 국회법 개정안…靑 “위헌소지 커” 與 “자동폐기론” 野 “협치는 끝”
입력 2016-05-24 16:19 

국회가 청문회를 수시로 개최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개정안에 대한 법적 해석 또한 ‘동상이몽이다. 청와대는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은 24일 개정안의 위헌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자동폐기론을 내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19대 국회 임기(5월 29일까지) 내에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법이 폐기된다는 주장이다.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새누리당 당선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시행되면 20대 국회 시작부터 위헌 소지가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19대 국회에서 법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더라도 개정 내용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통해 개정안을 국회로 돌려보낼 경우 협치는 끝”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박 대통령은 헌법 제53조에 따라 접수 후 15일 내에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국회에 재의를 요구(거부권 행사)할 수 있다. 개정안이 23일 정부로 이송됐으니 박 대통령은 다음달 7일까지 결단을 내리면 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는 25일부터 해외 순방에 나서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는 다음달 7일 예정돼 있다. 19대 국회 내에 법안의 운명을 결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청와대와 여당 입장에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소야대 20대 국회에서 재표결을 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새누리당의 20대 국회 의석수는 122석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표를 던지면 개정안은 법률로 최종 확정된다. 이탈표 변수를 고려하면 개정안 재통과를 막기 어려울 수 있고, 이 경우 박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새누리당은 따라서 19대 임기 내에 결정이 안 되면 개정안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을 들고나왔다. 검사 출신의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라도 19대 국회 임기 내 공포되지 않으면 ‘회기 불연속 원칙에 따라 자동 폐기된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홍일표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19대 국회가 의결한 법안을 재의할 수는 없다”고 ‘자동폐기론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기 불연속 원칙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어느정도 타당한지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위헌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라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포함한 대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회기 불연속 원칙에 대한 결론이 나오고 위헌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서면 다음달 7일 이전에도 ‘결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제 국회가 행정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하면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협치를 할 수 있을 것인지 박 대통령은 잘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정부가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더민주 의원은 여당발 ‘회기 불연속 원칙 주장에 대해 19대 국회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20대 국회에서 재의할 수 없다는 금지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당초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거부권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슬픈 생각이 든다”며 25일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정감사를 안하도록 해야 한다”며 전 세계에서 국정감사를 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남기현 기자 /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