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없어서 못 파는 1300만원짜리 명품백
입력 2016-05-24 08:16 

장기화하는 불황과 시장 성숙 등의 여파로 국내 사치품 업계도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유독 초고가 사치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만은 고속성장을 거듭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당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핸드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최근 3~4년간 명품업계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년 20%가 넘는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A백화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에르메스의 매출 신장률은 2012년 25.7%, 2013년 31.1%, 2014년 32.7%, 2015년 27.9% 등으로 여타 브랜드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때 ‘3초백으로 불릴 만큼 핸드백이 많이 팔려 명품업계의 ‘블루칩으로 통하던 루이뷔통의 최근 3~4년 매출 신장률이 1~3%대에 머물면서 가격 인상분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신장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결과다.

특히 ‘여자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대표상품 버킨백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13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사치품인데도,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에르메스 매장에서는 버킨백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예약 대기자에 이름을 올려놓고 2~3년 뒤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상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예약자 수가 워낙 많아지다보니 3~4년 전부터는 아예 예약조차 받지 않고 있다.
에르메스 압구정 매장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 예약을 받아놓은 고객의 수요를 맞추는 데도 벅찬 상황이라 지금은 아예 주문예약도 받지 않고 있다”며 버킨백의 경우 국내 매장에서는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판매가가 1300만원 정도인 일반 버킨백은 아예 구할 수가 없고 이따금 희귀 악어가죽으로 만든 7000만원 안팎의 스페셜 에디션이 출시될 때만 일반 판매를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 버킨백을 구매하기 위해 예약 대기 중인 고객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수 제인 버킨(69)의 이름을 딴 버킨백은 1984년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백이 없다는 젊은 시절 버킨의 불평을 들은 에르메스 회장의 지시로 제작돼 처음 선보인 이후 전세계 부유층 여성들 사이에 ‘꼭 사야 하는(must have)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상위 1%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며 대중들이 ‘약간 무리하면 접근이 가능한 루이뷔통 등의 명품에 몰리면서 차별성이 사라지자 진짜 부자들은 대중들이 범접하기 어려운 초고가 명품에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