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 지난 8년간 이어져온 저금리 정책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7조달러에 이르는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현실은 기관투자가들의 자산 운용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총자산 4조7000억달러를 굴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수장인 래리 핑크 블랙록자산운용 회장(CEO)은 일본 등 일부 국가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7~18일 홍콩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블랙록 아시아 미디어포럼 2016'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8년 주요 선진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채택한 것에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그는 "이자수익이 연 5%가 아니라 '연 2%인 시대'를 사는 지금의 사람들은 목표로 삼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며 "저금리 정책이 오히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춰 투자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핑크 회장이 아시아 미디어포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을 더 머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환경에 대한 견해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는 블랙록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음을 시사한다.
핑크 회장은 일본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아베노믹스는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애초 목표로 한 경제성장에는 실패했다"며 "특히 세 번째 화살(구조개혁)에 대한 일본 정부의 행동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아시아 유럽 미국 정부는 글로벌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정도의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으며 "정부는 재정정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표적 재정 부양책으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언급하며 "이는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포럼에서 핑크 회장을 비롯해 블랙록 주요 연사들은 중국 시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핑크 회장은 "성장 둔화에 따른 중국의 부채 급등은 모두가 걱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중국은 6% 성장도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 6.5%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론을 편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 경제가 부채 감소를 통해 향후 6% 성장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64%였던 중국 부채 규모는 작년 말 247%까지 치솟았다.
또 올해 1분기 신규 위안화 대출은 4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수출 주도형 산업에서 소비·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투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relatively bullish)"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투자에 대한 긍정적 기조를 유지했지만 "올해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라는 올해 4월 발언에 비해서는 다소 후퇴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포럼에서 블랙록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도 짧게 제시했다. 앤드루 스완 블랙록 아시아주식 대표는 "정보기술(IT) 분야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스마트폰 성장세도 둔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한국과 대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식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스완 대표는 "한국이 엔화 강세 영향 등으로 올해 다소 순풍을 타고 있다"면서도 "한국 내 경기 부양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혜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지난 17~18일 홍콩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블랙록 아시아 미디어포럼 2016'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8년 주요 선진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채택한 것에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그는 "이자수익이 연 5%가 아니라 '연 2%인 시대'를 사는 지금의 사람들은 목표로 삼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이 저축해야 한다"며 "저금리 정책이 오히려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춰 투자를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핑크 회장이 아시아 미디어포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약 20분을 더 머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 환경에 대한 견해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는 블랙록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음을 시사한다.
핑크 회장은 일본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아베노믹스는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애초 목표로 한 경제성장에는 실패했다"며 "특히 세 번째 화살(구조개혁)에 대한 일본 정부의 행동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또 "아시아 유럽 미국 정부는 글로벌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정도의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으며 "정부는 재정정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표적 재정 부양책으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언급하며 "이는 고용 창출과 경제성장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포럼에서 핑크 회장을 비롯해 블랙록 주요 연사들은 중국 시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핑크 회장은 "성장 둔화에 따른 중국의 부채 급등은 모두가 걱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중국은 6% 성장도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연 6.5% 성장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론을 편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 경제가 부채 감소를 통해 향후 6% 성장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64%였던 중국 부채 규모는 작년 말 247%까지 치솟았다.
또 올해 1분기 신규 위안화 대출은 4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책 결정자들이 수출 주도형 산업에서 소비·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국 투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relatively bullish)"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투자에 대한 긍정적 기조를 유지했지만 "올해 중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라는 올해 4월 발언에 비해서는 다소 후퇴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포럼에서 블랙록은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도 짧게 제시했다. 앤드루 스완 블랙록 아시아주식 대표는 "정보기술(IT) 분야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고 스마트폰 성장세도 둔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한국과 대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주식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스완 대표는 "한국이 엔화 강세 영향 등으로 올해 다소 순풍을 타고 있다"면서도 "한국 내 경기 부양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계속 혜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 =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