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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투자시대] 자문만? 일임도? 로봇투자 핫이슈 놓고 토론
입력 2016-05-18 17:48  | 수정 2016-05-19 10:02
직장인 A씨(35)는 그동안 모은 연봉을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싶은데 평소 업무에 치여 챙겨볼 겨를이 없다.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는데 A씨는 일과 중 금융회사를 방문해 제대로 상담받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런 A씨에게 앞으로 온라인으로 로봇을 통해 쉽고 싸게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뉴스는 희소식이었다.
하지만 A씨는 로봇이 과연 본인에게 적합한 투자 상품을 추천해줄 능력이 되는지, 로봇의 선택에 투자를 맡겨도 될지 여전히 의문이다. 정부가 로보어드바이저(RA)를 통한 온라인 자문·일임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A씨와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RA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RA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나 모바일의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자산 배분·운용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투자자들이 손쉽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부터 RA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RA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팽팽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RA를 활용해 자산 배분에 대한 자문에 응하고,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것은 현재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을 전혀 거치지 않고 RA가 직접 고객에게 자산 배분에 대해 조언하거나 자동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금지돼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에 RA가 사람의 개입 없이 자문 업무뿐 아니라 운용까지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국내 RA 기술은 인력 개입 없이 RA가 온라인으로 자문·운용까지 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비대면 일임계약까지 전면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RA는 기존 금융회사의 자문·운용 인력을 상당 부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부를 포함해 일부 전문가들은 RA 활성화에 원론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일임 허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장기적으로 RA에 자문·일임 업무가 허용되는 게 맞지만 그 전에 RA의 유효성·적합성에 대한 시장검증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오는 7월부터 RA의 자문·일임서비스를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를 운용해 이르면 올해 말 규정 개정을 통해 자문계약을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투자일임계약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오는 24일 오전 8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한국거래소 2층 KRX스퀘어에서 '로봇투자시대' 대토론회를 열고 로보어드바이저를 둘러싼 쟁점들을 토론할 예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증권사·운용사 대표 등 자본시장 주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토론회 이후에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위즈도메인의 로봇 투자 전문가들이 직접 나와 최근 출시된 RA 관련 상품을 설명한다. 일반인도 무료로 참관할 수 있다.
※ 오는 24일 '로봇투자시대' 매경 자본시장 대토론회에 일반인 사전신청을 받습니다. (02)2000-2302 또는 stock@mk.co.kr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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