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부진한 中펀드 대신 아세안펀드 어때요?
입력 2016-05-17 17:35  | 수정 2016-05-17 19:51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눈이 아세안(ASEAN)으로 쏠리고 있다. 선진국 시장 부진과 중국 성장세 둔화가 맞물린 투자 환경에서 매력적인 인구구조와 인프라스트럭처 시장 확대 잠재력을 가진 아세안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은 정치 불안까지 해소돼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신규 설정된 아세안 주식형 펀드 클래스는 모두 98개로 집계됐다. 미래에셋 한국 동양 유리자산운용 등이 최근 6개월 동안 베트남 등 아세안 펀드를 신규 설정하는 등 해외펀드 비과세 제도 부활로 늘어난 해외펀드 클래스 431개 중 아세안 펀드가 23%에 달했다. 직전 6개월간 설정된 해외주식형 펀드 클래스 241개 가운데 아세안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6.6%(16개)에 불과했다.
국내 운용 중인 아세안 펀드들의 최근 성적도 우수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삼성아세안'은 연초 이후 수익률 7.5%를 기록하고 있으며 '피델리티아시아' 'KB아세안' '삼성아세안플러스베트남' 등이 4~6%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해외주식형 펀드 전체 수익률이 -8%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국내에 설정된 아세안 주식펀드(베트남 포함)는 약 25개이나 설정액은 아직 3350억원 선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세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아세안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며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이 2021년까지 현재와 같은 6~7%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은 2013년부터 이어진 경제성장률 둔화세가 2021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아세안 성장의 핵심인 인프라스트럭처 시장 확대에 대해 가속할 만한 신호가 감지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아세안 내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에만 연간 1000억~1100억달러 규모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인프라스트럭처 시장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정치 불안까지 해소되면서 고성장세가 기대된다.
안홍익 트러스톤자산운용 본부장은 "인구 2억6000만명의 아세안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오랜 기간 이어진 군부 통치 탓에 수많은 섬을 중심으로 항만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이 낙후됐다"며 "민간 출신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9년까지는 세수 확대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조 정치가 이어졌던 필리핀에서도 정권교체에 따른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수하이 림 베어링자산운용 매니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신임 대통령의 시장 재임 당시 성과로 미뤄볼 때 지속적인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와 투자 유치 정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세안 지역에서도 국가별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안 본부장은 "인구구조 면에서 태국은 고령화가 시작됐고 말레이시아와 함께 정치적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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