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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복귀’ 노경은, 입은 굳게 닫혔다
입력 2016-05-17 13:09 
두산 투수 노경은이 3주 만에 돌아온 이천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사진(이천)=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이천) 김근한 기자] 충격의 은퇴 선언과 3일 후 은퇴 번복, 그리고 임의탈퇴 공시 철회 결정까지. 두산 투수 노경은(32)을 둘러싼 지난 한 주는 급박했고 예측 불허였다.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와 함께 결과적으로 노경은은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약 3주간의 공백 후 2군으로 복귀한 노경은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17일 오전 경기도 이천 베어스 파크. 오후 1시 삼성과의 퓨처스 리그 경기를 위해 2군 선수들의 훈련이 시작됐다. 그 가운데 다시 노란 글러브를 낀 노경은도 있었다. 노경은은 이날 오전 2군 훈련장을 찾아 공필성 2군 감독과 문동환 투수 코치와 함께 면담을 먼저 실시했다. 1시간이 넘도록 길어진 면담 후 노경은은 실내 훈련장에서 간단한 캐치볼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10일에만 해도 노경은의 투구를 올 시즌 다시 볼 것이라 예상하기 힘들었다. 갑작스러운 은퇴 발표와 함께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했기 때문. 지난 달 22일 1군 말소와 함께 노경은은 은퇴 의사를 구단에 밝혔다. 많은 관계자들이 이를 만류했고 트레이드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끝내 노경은은 은퇴를 고집했고 구단도 이를 받아 들여 임의탈퇴를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날 KBO의 연락을 받은 노경은은 임의탈퇴 공시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임의탈퇴를 위한 자필 사인까지 한 것이 사실이지만 구단과 이야기를 더 나누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결국 노경은은 13일 오전 구단을 직접 찾아 은퇴 의사를 번복했다. 구단은 고심 끝에 14일 임의탈퇴 공시 철회 의사를 KBO에 전달했다.
두산 투수 노경은이 3주 만에 돌아온 이천에서 훈련을 재개했다. 사진(이천)=옥영화 기자
불과 5일이라는 시간 안에서 발생한 ‘해프닝이 된 셈이다. 가장 답답했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노경은에게 다시 힘을 실어줬다. 김 감독은 3년간 잘 풀리지 않았으니까 그럴 수 있다. 나도 선수 시절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도 답답했다. 계속 운동을 하는 게 맞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천으로 돌아온 노경은은 17일부터 잔류군에서 몸을 만든 뒤 2군 경기에 등판 할 예정이다. 보직 준비는 불펜으로 롱 릴리프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천 베어스 파크 관계자들과 팀 동료들은 3주 만에 돌아온 노경은에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노경은도 이들과의 대화에서 간간히 옅은 웃음을 보였다. 이날 노경은은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했다. 급박한 한 주를 보낸 탓일까. 당분간 훈련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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