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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연착륙` 오승환의 다음 과제: 좌타자 악몽 지우기
입력 2016-05-16 05:37 
오승환은 지난 15일(한국시간)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좌타자 세 명을 연속 아웃시켰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오승환(33). '좌타자에 약하다'는 인식만 지우면 더 완벽한 투수가 될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15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7회 2사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네 타자를 모두 아웃 처리하며 1 1/3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마무리했다.
특히 고무적이었던 것은 8회 아드리안 곤잘레스, 야스마니 그랜달, 작 피더슨 세 명의 좌타자를 모두 아웃 처리했다는 점이다. 곤잘레스는 9구 승부 끝에 1루수 땅볼로 잡았고, 그랜달과 피더슨은 삼진 처리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이 효과적으로 통했다. 슬라이더는 곤잘레스를 범타로 잡을 때와 그랜달을 삼진으로 잡을 때 마지막 결정구로 사용됐다. 체인지업도 곤잘레스와 피더슨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경기로 오승환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82, 평균자책점은 1.86을 기록했다. 우타자(0.114, 0.90)에 비하면 높지만, 여전히 준수한 성적이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좌타자들에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21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가 문제였다. 덱스터 파울러, 제이슨 헤이워드, 벤 조브리스트, 앤소니 리조 네 명의 좌타자를 연속 상대해 안타 2개, 볼넷 1개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실점 경기였다.
15일 경기는 그날 이후 처음으로 좌타자들을 3명 이상 연달아 상대한 자리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오승환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은 좌타자에게 약한 선수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날 경기 하나로 오승환이 좌타자에 대한 악몽을 지웠다고 할 수는 없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을뿐더러 상황 자체도 달랐다. 4월 21일 컵스 경기는 컵스가 추격하는 상황이었다면, 15일 다저스와의 경기는 다저스가 여유 있게 앞서가던 상황이었다. 긴장도 자체가 달랐다.
그럼에도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좌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꾸준히 보인다면, 어느 순간 오승환이 좌타자에 약하다는 주장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는 "나 스스로 마운드에서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많이 상대해서 (이런 주장들을) 없애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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