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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두산-KIA, 너도 쓸고 나도 쓸고 ‘싹싹’
입력 2016-05-15 20:14 
두산은 15일 고척 넥센전에서 유희관(가운데)의 7이닝 3실점 호투 속에 5-3으로 승리했다. 3연전을 싹쓸이 하면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15일 프로야구 종합)

굵은 빗줄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운데 전국 야구장에서는 때 아닌 청소 열풍이 불었다. 누가 더 깨끗이 치우고 닦느냐, 그 불붙은 경쟁에서 웃은 건 곰과 호랑이였다.
두산의 싹쓸이는 시즌 3번째. 한화(4월 12~14일/22~24일)에 이어 넥센을 그 고객 명단에 넣어뒀다. KIA는 5월 들어 스윕만 2번이다. 광주의 모범 청소자. 롯데(5월 3~5일)와 한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의 빗자루 질을 했다. 5월 홈 8연승(8승 1패)이다.
반면, 넥센은 첫 스윕 패의 씁쓸한 경험을 했다. 이제 익숙한 한화는 덤덤하다. 3패로 시리즈를 마친 게 벌써 시즌 4번째. 게다가 아홉수 징크스는 참 지독하다. 4경기째 고배를 마시고 있다.
두산은 넥센의 안방인 고척돔이 남의 집 같지 않다. 무척 편안하다. 넥센의 완강한 저항에도 3승을 모두 가져갔다. 느낌은 팍 왔다.
지난 3월 시범경기에도 1승 1무로 좋은 기운이 느껴졌다. 시범경기 고척돔 홈런 경험자 에반스마저 이번 3연전서 11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 ‘에수님으로 부활했다.
두산이 앞서 빅이닝을 만든 건 3회, 6회, 8회였다. 넥센에겐 좀 더 센 경고등이 필요했다. 특히, 2사 이후에는 1단계로 격상되어야 했다. 두산은 앞선 2번의 승리 공식을 답습했다.
0-1로 뒤진 3회 2사 후 김재환의 2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더니 3연타로 1점을 보탰다. 소나기 펀치는 8회에 한 번 더 펼쳐졌다. 2사 후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이보근-김세현을 공략했다. 김재환은 11호 홈런으로 이날 경기가 취소돼 제자리걸음을 한 선두 히메네스(LG)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산은 24승 1무 11패를 기록, 단독 질주다. kt와 비긴 2위 NC와 승차는 4경기 차, 우천 취소로 강제 휴식을 취한 3위 SK와 5경기 차다. 넥센은 시즌 첫 싹쓸이 패배와 함께 첫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일주일 전 5승 1패로 한 주를 마감했으나 이번주는 1승 4패.

KIA는 타이거즈를 품에 안고 떠나는 서재응과 최희섭, 두 선배의 기운을 등에 업고 3일 연속 독수리 사냥에 성공했다. 5연승을 달리며 17승 17패로 5할 승률 복귀. 4연패의 한화는 26패째(9승)를 기록, 10승보다 30패에 더 빨리 도달할지 모를 상황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양현종과 헥터 카드를 쓰지 못했기에, 난이도는 셋째 판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투수들은 ‘26번 서재응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야수들은 ‘23번 최희섭이 새겨진 특별 유니폼을 입고 뛴 효과를 본 것일까. 한화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선발진의 구멍으로 2095일 만에 선발 등판한 최영필은 2⅓이닝(1실점)을 소화, 심수창(2이닝 4실점)보다 오래 버텼다. 맏형이 앞에서 끄니 동생들도 뒤에서 힘을 냈다.
6회 한화의 거센 추격으로 1점 차로 턱 밑까지 쫓겼으나 그 아슬아슬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8회 터진 나지완의 약속 홈런은 승리의 축포. 9회 2사 1,3루서 김광수가 이용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4시간20분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2번째 투수 박준표는 2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 시즌 최다 3승을 올렸다.
한화 선발진은 오늘도 조기 강판. 송창식, 권혁, 윤규진, 정우람 등 필승조를 가동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또 4실점. 3회 시작과 함께 교체된 심수창은 3패째.
두산, KIA와 빗자루 싸움을 벌였던 kt는 18번째 승리가 아닌 1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률 5할 복귀도 미뤘다.
kt는 NC와 연장 12회 접전을 벌였으나 ‘3번째 득점을 못 냈다. 5회까지 이민호의 노히트 피칭에 눌렸다가 6회 마르테와 이진영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땄다.
기쁨도 잠시. 곧 이은 수비서 손시헌에 동점 2루타를 맞았다. 그리고 kt는 9회 2사 1,3루와 12회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2-2 무승부. NC의 마무리 임창민은 마지막 3이닝을 책임지며 팀의 스윕 위기를 막았다.
서재응-최희섭 은퇴식을 맞아 홈런 약속을 했다던 나지완은 15일 광주 한화전에서 8회 결정적인 홈런을 쏘아 올리며 KIA의 8-7 진땀승을 이끌었다. KIA는 한화와 3연전을 싹쓸이 하면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지난 이틀간 51안타 5홈런 27사사구 36득점이 나온 대구는 오늘도 ‘불바다였다. 한 차례씩 강펀치를 날린 가운데 마지막 카운터펀치의 주인공은 롯데였다.
롯데는 5회까지 안타 8개와 4사구 5개를 묶어 대거 8득점을 올렸다. 4회 2-0으로 앞선 2사 만루서 아두치가 싹쓸이 2루타를 때린데 이어 강민호는 5회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박세웅은 6⅔이닝 3실점(2자책) 호투와 함께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에 4승째(2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승-패-승-패-승-패의 널뛰기 속 5할 승률을 눈앞에 두고 다시 ‘-2가 됐다.
한편, 잠실 SK-LG전은 3회초 도중 우천으로 중단됐다가 34분의 기다림에도 노게임이 선언됐다. SK 최정과 LG 이병규(7번)는 홈런 기록이 날아갔고, LG 우규민 카드와 SK 문승원 카드도 당분간 쓸 수 없게 됐다. 이 경기는 추후 편성될 예정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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