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銀, 개인 절대평가제 첫 도입
입력 2016-05-15 18:02  | 수정 2016-05-15 19:44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사진)이 내년부터 과장·차장급 비간부직에 대해 기본급 차등으로 이어지는 개인평가를 실시하고 기존 상대평가 대신에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한다. 신용카드나 여신 실적 등 실적은 높지 않지만 전체 팀워크를 향상시키기 위해 묵묵히 일한 직원들의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업무협조와 업무개선노력, 소비자만족 등 비계량 평가항목도 앞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15일 기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과주의 세부 설계 방향'을 최근 직원들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경영진은 금융위원회 권고와 컨설팅업체 자문을 거친 이번 초안을 직원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국책은행 중 개인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금융권을 대상으로 성과주의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이 같은 성과주의 도입은 금융권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먼저 3급 팀장급 이상뿐 아니라 3·4급 비간부직에 대해서도 개인평가제도 도입을 본격화하되 평가방식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간부직에 대한 기존 인사고과 제도인 이른바 '근무평정(근평)'은 급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승진 등을 좌우하는 지표였다. 게다가 상대평가라 진급을 눈앞에 둔 직원에게 성과와 무관하게 높은 등급을 부여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새 개인평가제도는 기본급 인상률과 성과 연봉에 영향을 미친다. 대신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역량 있는 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기업은행 방침이다.
부장이나 지점장 등 평가자가 평가 항목별로 단순 점수를 부여해온 방식 대신 피평가자가 직접 담당 업무 성과와 부서나 지점의 경영평가 지표, 연간 업무계획에 대한 본인의 실적·노력도를 기재한다.
그동안 당사자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평가 결과는 모두 공개하고 이의 제기 절차도 마련된다. 과·차장 평가는 팀장과 지점장이 50% 비중으로 나눠서 하고, 사적인 친분 등을 이유로 저성과자에게 과도한 점수를 부여한 지점장이나 부장에게는 사후적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체크카드 발급 등 밀린 단순업무를 도맡아 신용카드와 여신 등 계량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 업무협조와 업무개선노력 등 '팀워크 지표'도 강화하기로 했다. 계량 실적이 좋더라도 팀워크를 해친다고 판단되면 이 지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의 한 과장급 직원은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는 하지만 입시로 따지면 입학사정관제처럼 모호한 기준이 많아 향후 시행 과정에서 혼선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기업은행은 성과주의 세부 설계 방향에서 개인평가제도는 저성과자 퇴출과 무관하다고 못 박았다.
먼저 기업은행은 금융위 권고대로 부·점장(본사 부장+지점장)과 3급 팀장의 직급 평균 기본급 인상률 차등 폭을 3%포인트(1급 4%포인트·3급 팀장 2%포인트)로 설계했다. 노사 협의에 맡긴 4급 과·차장의 차등 폭은 1%포인트로 사측은 제시했다.
예컨대 전체 5개 등급 중 3등급의 기본급 인상률이 a%라면 고성과자인 1등급은 a+0.5%, 저성과자인 5등급은 a-0.5%로 격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는 얘기다.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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