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가총액 상위 10대그룹 1분기 실적 분석해보니
입력 2016-05-15 17:45  | 수정 2016-05-16 12:41
올 1분기 시가총액 상위 그룹들의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과 CJ 등 내수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그룹은 전년 대비 호실적을 달성한 반면 수출이 주력인 LG와 SK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내며 시장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15일 매일경제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시가총액 상위 10대 그룹 상장사 82곳 중 지난 13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51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아모레퍼시픽그룹과 CJ그룹이 돋보이는 실적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장사 두 곳 모두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75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5986억원) 대비 26.4% 증가했다. 13일 기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시총 합계는 38조3986억원으로 그룹별 시총 순위에서 5위를 기록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아모레G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206억원에서 올 1분기 4191억원으로 30.7% 증가했다. 원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 에뛰드가 양호하게 성장했고, 자회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5986억원)이 21.5% 증가하는 등 호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이달미 연구원은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성장률이 1분기 대비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각각 30%,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전년 대비 이익 증가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주요 자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CJ그룹주(우선주 제외)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4조955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3815억원(6%) 증가했다.
특히 CJ E&M은 최근 1분기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7% 증가한 3136억원, 영업이익은 3% 감소한 8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뛰어넘은 수치였다. CJ제일제당도 1분기 매출액이 3조5340억원, 영업이익이 2328억원으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KT&G는 1분기 영업이익이 39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하긴 했지만 시장전망치(2815억원)를 42%나 상회하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상장사가 자회사 영진약품을 포함해 2개뿐임에도 불구하고 그룹별 시총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하며 자산 기준 상위 10대 그룹에 포함되는 GS,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그룹을 모두 제쳤다.
반면 삼성전자의 호실적 발표로 어닝시즌을 힘차게 시작한 삼성그룹은 12개 상장사가 실적을 발표한 현재 영업이익 합계 5조9685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4401억원)보다 7.3% 감소했다. 한화·롯데그룹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등 상장사가 2곳 줄어든 영향도 있었지만 삼성SDI가 적자 전환하는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탓이 컸다.
특히 삼성물산은 영업손실 4348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손실 891억원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이 밖에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8%, 호텔신라는 42.6%, 삼성전기는 29.4% 감소하는 등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이 3조51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1조3423억원으로 15.5% 감소하고, 현대위아가 38.5%, 현대제철이 20.8% 감소했다.
9곳이 실적을 발표한 LG그룹은 1분기 1조50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했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이 65.5% 증가했지만 LG디스플레이(-94.7%), LG이노텍(-99.4%)의 부진으로 영업이익 합계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16곳의 상장사 중 7곳이 실적을 발표한 SK그룹은 주력 계열사들 실적이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212억원에서 올해 8448억원으로 163% 늘었지만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5885억원에서 5618억원으로 64.6% 줄었다. 그룹 전체로는 영업이익이 10.2%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8곳 중 2곳만 실적을 발표했다.
[노현 기자 / 배미정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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