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대통령 3당 원내지도부에 '깨알 덕담'…정책현안에 입장차 뚜렷
입력 2016-05-13 17:35  | 수정 2022-05-09 11:40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여야 3당 신임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번 회동은 4·13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첫 ‘협치’ 시험대로 평가받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근혜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그런데 그 유재석씨를, 비슷하게 생기셨나요?”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에게 우스갯소리를 하자 모든 참석자들이 박장대소했다.
김 의장이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들 한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유재석씨가 참 진행을 매끄럽게 잘 하고 인기도 좋은데, 정책을 풀어가는 것도 이렇게 좀 매끄럽게 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6명은 13일 과거 어느때보다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시작했다. 대통령과 6명 모두 3당 체제후 처음 이뤄진 회동에서 국민이 바라는 ‘협치 의지를 담아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회동은 1시간20여분간 진행됐다.
3당 원내대표단과 청와대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2시53분께 회동 장소인 청와대 접견실에 도착해 담소를 나눴다. 3당 원내대표단은 의석수와 서열 순서에 따라, 출입문으로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순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 원내대표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사선 무늬 넥타이를 착용해 마치 더민주와 새누리당간 협치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분홍색 긴 자켓에 회색 바지 차림으로 2시56분께 입장한 박 대통령은 이들과 순서대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원내 1당이 된 더민주 우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는 이렇게 해서 막 이렇게 싸우시는데 실제론 등단 시인이시라고···맞지요?”라고 부드럽게 인사를 했고 우 원내대표는 맞다”며 연대 국문과를 나왔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도 좀 시적으로 하시면 어떨까, 잘 풀리지 않을까”라며 또 대변인만 여러번 하셨다고, 그래서 말씀을 굉장히 잘 하시고···”라며 말하자 참석자 모두 가볍게 웃었고, 우 원내대표는 잘 하진 못하는데 정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장도 맡으셨다는 얘길 들었다. 나도 국회에서 비상위원장을 맡았었다. 참 고되고 힘든 자리인데···팔씨름도 왕이시라고, 무술 유단자시고···”라며 거듭 유머섞인 덕담을 건낸 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라 어깨가 무겁다.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보자 반가운 표정으로 아유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셨어요? 국회에서 세번째로 원내대표 맡으신 거죠?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라며 그래서 정책을 풀어가시는데 거의 달인같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로 이끌어 가는데 많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3수를 했다”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덕담을 경청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게 갈무리라는 노래, 그게 애창곡이라고 들었다. 갈무리를 좀 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또한번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고,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겐 진돗개를 대단히 사랑하신다고 들었다. 나도 진돗개 좋아한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참석자들은 개별 인사에 이어 기념촬영을 찍은 후 원탁 의자에 착석해 비공개 회동에 들어갔다. 자리 순서는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현정택 정책조정수석-김성식 의장-변 의장-정 원내대표-박 대통령-우 원내대표-박 원내대표-김광림 의장-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현기환 정무수석순이었다.
이날 회동에서 여권은 경제 문제와 북핵 이슈 등을 중점적으로 언급한 반면 야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방안과 국정 운영 방식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제1명제는 ‘민생경제 살리기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노동개혁 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특별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를 위해 야당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민주는 정부의 노동 4법 중 특히 파견근로자법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근로자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어 처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불법성을 조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정부·여당이 입법을 추진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 4법에 대해 독소조항만 제거하면 열린 자세로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과 관련해선 성과연봉제 자체를 나쁘다고 평가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노사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여당과 야당의 입장차가 뚜렷하다.
여당은 양적 완화를 위해 한은법 개정 검토 등 다각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양적 완화에 대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북한 핵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제재 필요성에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 3당은 북한이 노동당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 노선을 명시한데 대해 일제히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제재 일변도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두 야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 5·18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현안 문제에서 공조하며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만큼 큰 방향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청문회 시기 등 각론에서는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기현 기자 / 우제윤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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