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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했던 선발 교체, 악수된 마에스트리 카드
입력 2016-05-12 22:19 
장민재가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5회초 무사 1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진수 기자] 한화 이글스에서 선발 투수가 5회를 채우기 전에 내려가는 모습은 익숙하다. 호투를 펼치다가도 선발 투수가 위기 상황을 맞으면 마치 공식처럼 곧바로 투수가 교체된다. 이번에는 선발 자원을 구원으로 등판시켰다. 결과는 악수(惡手)였다.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선발 투수는 장민재(26)였다. 지난 2011년 7월31일 대전 SK 와이번스전 이후 무려 1747일 만의 선발 등판. 김광수 한화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장민재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훈련을 제일 열심히 했다”며 지난 주 수원 kt 위즈전 때 선발 등판 예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까지 장민재는 올 시즌 14경기에서 구원으로만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었다. 오랜만에 선발로 등판한 장민재는 초반 난관에 부딪혔지만 하나씩 이겨냈다. 1회초 1실점을 한 뒤 4회초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5회초가 문제였다.
장민재가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곧바로 한화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교체였다. 장민재의 투구 수는 86개(스트라이크는 45개). 다시 한 번 퀵후크(선발 투수가 3실점 이하·6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 가는 것)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시즌 18번째였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박정진은 박민우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한숨 돌렸다. 한화는 또 다시 투수 교체를 했다.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선발 자원인 알렉스 마에스트리였다. 그야말로 깜짝 등판이었다. 마에스트리는 이날 1회초 장민재가 위기 상황을 맞자 일찌감치 불펜에서 몸을 풀긴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에스트리는 올라오자마자 난조를 보이면서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호준에게 초구에 1타점 적시타를 내준 그는 박석민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추가 실점을 했다.
6회초에는 볼넷 두 개를 내주고 1사 1,2루 위기에서 박민우에게 2타점 3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한화는 결국 마운드를 김용주로 교체했다. 김용주는 첫 타자 나성범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마에스트리의 자책점은 한 점 더 늘어났다.
점수 차는 0-7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분위기는 NC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한화는 사실상 두 명의 선발 투수를 내세우고도 1-12의 대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시즌이 긴 상황에서 1승에 너무나도 집작한 결과가 만든 악수였다.
마에스트리가 1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6회초 박민우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대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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