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닛산, ‘연비조작’ 생존기로 미쓰미시車 전격 인수
입력 2016-05-12 16:50 

닛산자동차가 ‘연비조작 사건으로 생존위기에 처한 미쓰비시 자동차를 인수한다.
미쓰비시자동차가 닛산자동차 계열로 편입되면서 일본 자동차업계는 도요타, 혼다, 닛산 3강 체제로의 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쓰비시자동차의 제3자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지분 34%(2000억엔·2조1300억원)를 인수,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로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닛산의 출자제안을 받아들였다. 현재 미쓰비시자동차 최대주주는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약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닛산이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70년 미쓰비시중공업 사업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미쓰비시자동차는 미쓰비시그룹에서 벗어나 닛산 계열로 편입되게 됐다. 이번 인수는 아시아와 경차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닛산의 전략과 반복된 은폐·조작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미쓰비시그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닛산은 지난 2011년부터 미쓰비시와 공동출자회사를 설립, 경차개발과 관련해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미쓰비시자동차의 기술·생산 능력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연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조작에 나선 자동차 모델 4종 중 2종은 미쓰비시가 위탁생산한 닛산 브랜드 차종이다. 닛산 입장에서 미쓰비시가 연비조작 사건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경차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판단하에 인수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닛산이 탐을 낸 것은 르노닛산 그룹으로선 기반이 허약한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미쓰비시 브랜드가 상당히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미쓰비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인기가 높아 미쓰비시자동차가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 관련 사업에서 벌어들이고 있을 정도”라며 연비조작 부정이 발각된 이후에도 뚜렷한 해외 판매 감소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비조작 사건 전모가 밝혀지면서 리콜 등 사후 처리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미쓰비시자동차 자기자본비율이 48%수준이고 현금보유량도 4500억엔에 달할 만큼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도 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닛산 인수소식이 알려지면서 연비조작 사건후 반토막이 났던 미쓰비시자동차 주가는 이날 상한가(16.2%)로 폭등했다.
닛산의 미쓰비시차 인수로 일본 자동차업계는 도요타, 혼다, 닛산 3강의 치열한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판매의 40%를 차지하는 경차시장에서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재 경차시장은 도요타가 100%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인 다이하츠가 1위, 스즈키와 미쓰비시차가 각각 2·3위를 달리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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