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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영 4.1이닝…롯데 마운드가 처한 슬픈 현실
입력 2016-05-12 07:05 
송승준은 롯데 토종 선발의 자존심이다. 하지만 이날 홈런 2개를 얻어맞는 등 3.2이닝 동안 8실점 하며 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또 다시 꼬여버렸다. 안정을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던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리고 있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팀 간 4차전에서 2-16으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했던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시즌 전적도 15승18패로 승률 5할 기준 승패 마진 –3이 됐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송승준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FA자격을 취득한 송승준은 4년 총액 40억원에 롯데에 남았다. 2007년 미국에서 돌아와 롯데에 입단해 롯데 토종 선발의 자존심으로 군림했다.
송승준은 전형적인 슬로우스타터다. 여름들어 강해지는 여름사나이다. 그러나 11일 넥센전에서의 피칭은 실망스러웠다. 속구 최고구속이 144km였지만, 공 끝이 무뎠다. 타격감이 오를 대로 오른 넥센 타자들에게는 수박만하게 보였다.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도 반감됐다. 결국 4회를 버티지 못했다. 홈런 2개 포함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롯데가 송승준을 대신해 올린 투수는 우완 박시영이었다. 올 시즌 첫 1군 등판. 박시영은 2010년 2경기 평균자책점 22.50이 통산 1군 기록의 전부다.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박시영은 4⅓이닝을 던졌지만, 홈런 2개 포함 6실점하고 말았다. 송승준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4회 5실점하면서 혹독한 1군 등판 신고식을 치렀다.
박시영은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고원준을 대신해 10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계속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개막 당시만 하더라도 5선발이었던 고원준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롱릴리프로 쓸만한 투수를 올렸는데 바로 박시영이었다. 박시영은 첫 이닝 5실점 이후 안정감을 찾았지만 8회 임병욱에게 솔로포를 얻어맞고 실점이 6점을 늘었다.
이날 박시영의 등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롯데 선발로테이션은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롯데는 개막 후 고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조시 린드블럼이 개막전 승리 이후 4연패에 빠졌다가, 6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안정감을 찾고 있고, 고원준이 등부위 담증상으로 1군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부진한 투구를 이어갔다. 송승준도 마찬가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송승준은 부상 전과 부상 후 기대만큼의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롯데는 브룩스 레일리와 박세웅, 이성민 등이 선발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송승준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롯데 선발 로테이션은 흔들리고 있다. 안정적인 필승조에 비해 선발야구가 구현되지 않으면서 초반 고전하고 있다. 2군에서 올라온 롱릴리프 박시영의 4⅓이닝 등판에서 롯데의 고민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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