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국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영국외 다른 유럽연합(EU) 국민들도 EU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EU 주요 9개국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자국에서도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9일 보도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의 58%가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해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프랑스에서도 절반이 넘는 55%가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영국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자국에서도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관련해 FT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EU 국가에서 도미노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민투표에 붙였을때 이탈리아 설문조사 참여자의 48%는 이탈리아가 EU를 탈퇴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41%, 34%가 EU 탈퇴를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벨기에, 헝가리, 스웨덴 등 9개국에서 각각 500~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입소스 모리의 보비 더피 소셜 리서치 담당 상무는 특히 이탈리아 국민들은 EU 잔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결정이 나오더라도 EU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마이클 고브 영국 법무장관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EU라는 단일시장에서도 떠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지난 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브 장관은 영국이 EU를 떠나더라도 양자간 무역협상에 나설 수 있고, 보스니아나 알바니아처럼 유럽 자유무역 지대에 가입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고브 장관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수출품목에 대해 관세를 매겨 벌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독일이 영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대(對) 영국 수출에도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관세 장벽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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