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신임 금통위원 임명 이후 첫 기준금리 조정에 나선다.
이번 금통위는 취임 한달이 채 안 된 신임 금통위원들의 통화정책 성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첫 기회다. 하지만 당분간 기준금리 향방은 금통위원의 성향보다 다음달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전망이어서 인하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는 것이 한은 안팎의 관측이다.
무엇보다 올해 열린 3번의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해온 미국이 여전히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연준 관계자들이 공개석상 발언에서 6월 인상 가능성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도 했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한은이 내달말을 시한으로 정부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에 나섰다는 점도 관망기조를 강화시키고 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자본확충보다도 더 광의의 거시적인 정책”이라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과 같은 진전된 경기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 한국은행 입장에서 얼마남지 않은 금리 실탄을 허비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정책도 정책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날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구조조정이 성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그것만 놓고 금리 결정을 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물가가 낮긴 하지만 현 단계에서 통화정책방향 수정이 경제심리를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놓고보면 경제현안회의(서별관회의)에 한은 총재가 갔다온 후 금리인하가 이뤄졌기 때문에 시장기대는 높아져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한은 집행부에서는 추가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분위기여서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들어 계속된 경기하방 압력에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0일 이후 줄곧 기준금리 밑인 1.4%대를 유지중이며 9일 사상 최저치인 1.413% 까지 떨어졌다.
임동민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호주가 지난주 예상외로 금리를 내렸고 올해들어 대만 등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국가들이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썼다”며 상반기 중 인하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