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LG가(家)의 마지막 창업 1세대의 빈소엔 LG와 LS, GS 그룹의 ‘우애경영이 유난히 빛났다.
7일 세상을 떠난 구태회 전 LS전선 명예회장의 빈소엔 이튿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조문한 데 이어 9일에도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LG와 LS, GS로 대변되는 범LG그룹은 규모만큼이나 경영에 참여하는 2,3세가 많다. 다른 일부 기업들처럼 형제간 다툼이 있을법하지만 범LG 그룹만큼은 계열분리하는 과정에서도 얼굴 붉히는 일이 없어 재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는 구태회 회장을 비롯한 창업 1세대의 ‘인화 경영이 세 그룹에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947년 락히화학에서 출발한 LG는 구인회 창업주와 LG그룹에 자본을 댄 허만정 회장이 창업한 후 57년간 불협화음 없이 동업을 유지했다. 2003년 LG에서 LS가 분할할때도, 이듬해 GS가 계열을 분리할 때도 별 마찰이 없었던 것은 창업 1세대가 심어 놓은 인화 경영덕분이다.
특히 구태회 명예회장은 LS그룹의 형제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공동경영이 빛을 발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의 유지이자 공동경영 정신은 지난 2013년 LS그룹의 초대 회장인 구자홍 회장에 이어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며 사촌간 아름다운 경영 승계”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구태회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지 셋째날인 9일에도 조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박진원 전 두산 사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조문한데 이어 오후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LG그룹 사장단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등이 조문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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