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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방망이’ 든 두산, 마운드가 더 불타올랐다
입력 2016-05-08 18:21 
두산 투수 진야곱은 8-8로 맞선 7회 연속 4안타를 맞고 무너졌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두산은 지난 2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불방망이를 꺼내들었다. 21이닝 연속 무득점을 이어간 답답한 타선은 이날 없었다. 장단 18안타를 날리면서 11득점. 3연패 탈출을 위한 충분한 점수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불방망이도 4연패를 막지 못했다. 불방망이보다 더 뜨거웠던 마운드가 있었기 때문.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두산의 21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은 1회 곧바로 깨졌다. 두산은 김재환의 1회 초구 통타 동점 투런 아치에 길었던 침묵을 깼다. 지난 2경기에서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라의 구위에 밀렸던 두산 타선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롯데 마운드를 두들겼다.
두산 타선은 이날 상대 선발 박세웅을 올 시즌 최소 이닝(3⅓이닝) 소화에 그치게 만들었다. 김재환이 경기 초반 가장 뜨거웠다. 4회 세 번째 타석 만에 3안타 경기를 완성시켰다. 동점 투런 홈런(1회)-동점 적시 2루타(3회)-재역전 적시타(4회)까지.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하지만 더 불타오른 마운드가 김재환의 불방망이를 무색케 만들었다. 선발투수 허준혁은 5회를 다 버티지 못했다. 허준혁은 4이닝 7피안타(1홈런) 3볼넷 5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불펜진이 조기에 가동됐지만 좀처럼 불은 꺼지지 않았다. 허준혁의 뒤를 이어 등판한 ‘신인 고봉재는 어깨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한 번 흔들린 제구는 밀어내기 볼넷까지 이어졌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두산 벤치는 진야곱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진야곱도 급한 불을 끄지 못했다. 정훈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5-7 역전을 허용했다. 진야곱의 수난은 이어졌다. 6회 최준석에 비거리 130m짜리 초대형 솔로 홈런을 맞았다. 닉 에반스가 6회 날린 깜짝 동점 스리런 아치도 빛이 바랬다. 진야곱은 7회 곧바로 4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재역전을 내줬다.
두산 투수 교체는 한 박자씩 늦어지는 모양새였다. 함덕주가 진야곱의 뒤를 이어 올라왔지만 김문호와 김상호에 연이은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1회부터 두산 마운드에 난 불은 끝까지 진화되지 못했다. 필승조에 속한 오현택도 8회 김문호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9회 올라온 이현호도 실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두산 마운드가 롯데 타선에 내준 숫자는 17실점 21피안타 10사사구였다. 조용히 넘어간 이닝은 2회 단 하나 뿐. 마운드 올라온 모든 투수가 자책점을 떠안았다. 시작부터 끝까지 불타오른 마운드에서 3연패 탈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불방망이도 소용없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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