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효과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연중 가장 소비지출이 많은 달인데다,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연휴기간동안 가족단위의 쇼핑객과 나들이객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주요 백화점에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고속도로와 전국 유원지도 나들이에 나선 가족 단위 관광객들로 가득찼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임시공휴일의 최대 목적 중 하나였던 내수진작이 일정부분 효과를 거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5~7일 국내 주요 백화점 매출은 ‘임시공휴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5월 5~7일이 화·수·목요일로 휴일이 하루만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성·남성 의류나 화장품 등 전통적인 백화점 ‘주력 상품이 골고루 잘 팔려 소비심리 회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 기간동안 전년대비 매출이 64.6% 급증했다. 화장품은 94.8%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패션 잡화(55.9%), 아동(47.8%), 레저(33.8%) 등도 상당한 매출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롯데백화점이 황금연휴를 맞아 지난 4일부터 대대적으로 진행한 대규모 할인행사인 ‘블랙쇼핑데이가 한몫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팀장은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황금연휴 기간 동안 방문고객 수가 크게 늘었다”며 블랙쇼핑데이 행사에서는 1만~3만원 균일가 상품 물량이 80% 이상 소진되는 등 선물용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은 41.5%에 달했다. 임시공휴일 효과로 가족단위 방문객이 크게 늘었고, 선물용품과 관련된 소비가 전체적인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잡화류(41.2%), 영패션(38.9%), 아동(35.7%), 여성패션(22.2%)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동안 매출이 31.1%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날·어버이날 선물 수요가 몰리면서 아동, 명품, 주얼리·시계 등이 매출을 주도했다.
대형마트도 임시공휴일 효과로 두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비록 연휴 마지막날인 8일이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임을 감안해도 기대 이상으로 매출이 늘었다는 게 대형마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마트의 경우 5~7일 기준 온라인·트레이더스를 포함한 전체 점포의 매출이 전년대비 46.9%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마트는 46.3%, 이마트몰은 38.7%, 트레이더스는 103.2%가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22.6%의 매출증가율(기존점 기준)을 기록했다.
황금연휴 기간 나들이를 떠난 시민들로 어린이날인 5일은 경기 용인 에버랜드, 과천 서울대공원,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등 유원지에 가족단위 관광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축제장·국립공원 등에서도 연휴를 즐기려는 행랑객으로 넘쳐났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는 5~6일 양일간 약 2만여명의 관람객이, 설악산 국립공원엔 5일 하루동안 1만 2000여명이 등산객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운대·제주도·전주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 역시 수만명의 관광객이 몰려 들었다.
전국 곳곳에 나들이 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유원지를 제외한 도심은 한산한 반면 고속도로는 심각한 정체현상을 보였다. 연휴의 시작인 어린이날에는 오전 6시부터 정체가 시작돼 오전 10시 기준 서울에서 부산까지 6시간 40분, 광주까지 5시간 50분이 소요됐다. 연휴의 막바지인 8일 역시 지방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들로 정체가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침체된 내수시장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임시공휴일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 매출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며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최승진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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