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리뷰] 공감에 웃음·감동까지 잡았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
입력 2016-05-08 12:44 
[MBN스타 김진선 기자] 출산 휴가가 영원한 휴가가 되는 건 아니겠죠” 저 아직 시집도 못 갔어요. 어머니 시집보내고 저 가야 돼요” 남편이랑 아들이 호주에서 있어요. 학비 보내줘야 돼요”

연극 ‘헤비메탈 걸스는 더없이 신나는 작품이다. 헤비메탈이라는 음악적 장르가 가진 특성을 통해 자신을 틀을 깨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네 여성의 얘기를 담았다. 임신 7개월의 주영, 기러기 엄마 은주, 결혼하지 못하고 일만 한 정민, 입사 후 회사 실적이 부진해 조기 퇴직을 하게 된 부진은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는, 혹은 바로 자신의 모습이 녹아있는 캐릭터다.

이들은 뜨거운 열정에, 청춘까지 다 바치고, 휴가도 내지 못한 채 오로지 회사를 위해 일했지만 , 결국 정리해고 대상자가 돼 버린다. 따르던 부장에게 돌아오는 답은 미안하다”라는 절망적인 표현 뿐. 이에 이들은 ‘새로 오는 사장이 헤비메탈을 좋아한다”는 부장의 말에, 사장 구미에 맞춘 장기자랑을 준비한다. 승범과 웅기가 운영하는 ‘헤비메탈 학원에서 한 달 속성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헤비메탈의 발성부터, 무대에서 걷는 포즈, 악기를 치는 흉내 등을 배우는 과정에서, 이들은 욕을 내뱉기도 하고, 동물 흉내를 내기도 할 뿐 아니라 우스꽝스럽게 눈을 부라리기도 해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모습은 회사에 자신을 가둔 채 진정한 자신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 ‘나를 깨는 역할로 작용,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빛이 난다. 김동현은 헤비메탈의 이론을 알려주면서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상황에 따라 생기는 포인트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는다. 김결은 무뚝뚝하지만 말 한마디로 웃음을 자아내야 하는 승범의 캐릭터와 100%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많지 않은 대사로도 눈길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김아영, 김로사, 차청화, 문진아는 안정된 연기력으로 직장인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내 극의 공감을 극대화 시켰다. 극에서는 ‘아줌마로 불리고, 사회적 약자로 그려지지만, 그들을 ‘걸스라고 표현할 수 없는 이유를 확실히 만들어 냈다. ‘헤비메탈 이라는 장르에 공감과 웃음, 감동까지 꽉 채웠기 때문에 가능했다.

‘헤비메탈 걸스는 6월12일까지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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