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종영②] 눈동자마저 연기한 이성민…대중의 ‘기억’이 되다

[MBN스타 금빛나 기자] 큰 울림을 선사하며 막을 내린 tvN 금토드라마 ‘기억의 일등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변호사 박태석을 연기한 배우 이성민이었다. 모든 작품에서 그러하듯 이성민의 진실한 연기는 안방극장에 다시 한 번 큰 감동을 선사했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 분)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이다.

‘기억에서 박태석을 연기하게 된 이성민은 초반 성공만을 위해 달려가는 비정한 변호사의 모습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안방극장에 남겼다. 재판의 성공을 위해 상대방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는 약점을 파고드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의 출세에 도움이 된다면 손이 더러워지는 사건을 맡는 것도 꺼리지 않았다. 출세에 대한 태석의 욕망에 대한 피해는 가족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늘 참고 참았던 그의 아내 영주(김지수 분)는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제 없이는 밤잠을 이루지 못했으며, 그의 아들 정우(남다름 분)는 학교폭력의 피해를 겪고 있음에도 이를 알지 못했다.

이성민은 초창기 일벌레 변호사에서부터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느끼게 된 혼란,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비로소 자신이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알게 된 태석의 충격을 고스란히 표현하면서 극을 이끌어 나갔다. 그동안 돈을 위해 움직였던 태석은 가족들을 위해 일을 하기 시작했고, 남은 날이 얼마 없는 만큼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자 하는 변화는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기기 충분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태석은 아버지의 모습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가족을 버리고 살았던 철민(장광 분)을 향한 미움과 분노는 진심이었으며, 그렇기에 후에 이들 부자가 화해하는 모습은 더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회에서 평생을 미워했던 아버지가 자신의 손을 잡고 기자들 사이에서 빼내주자 태석은 미안함과 고마움 등을 동시에 느꼈고, 결국 아버지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오열했다. 마음속에 있는 앙금을 풀고 화해한 철민과 태석 부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밀게 만들었다.

이성민의 열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모든 재판이 끝난 후 태석의 기억은 조금씩 사라졌으며, 오밤중 화장실도 가기 힘들 정도로 증세가 악화돼 갔다. 심지어 가족들의 존재마저 잊었다고 또 기억하기를 반복하는 태석이었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믿고 지켜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태석은 행복할 수 있었다. 태석은 ‘인생의 불행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절망의 끝에 또 하나가 찾아왔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가족들, 친구들을 영원히 잊지 않는 것이다. 그러리라 믿는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으니까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같은 태석의 모습은 과하지 않은, 덤덤하게 진심을 연기하는 이성민의 연기와 만나면서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변호사 박태석에 대해 그리는 ‘기억인 만큼 그 누구보다 이성민의 열연은 중요했다. 알츠하이머가 주는 절망과 고통, 분노. 그리고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며 모든 것을 수용하는 과정을 보여준 이성민은 대사는 물론이고 초점이 흐려지는 눈동자마저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성민의 연기가 완벽할수록 ‘기억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잘 전달할 수 있었다.

한편 ‘기억의 후속으로 ‘디어 마이 프렌즈가 방송된다. 고현정,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 등이 출연하는 ‘디어 마이 프렌즈는 오는 13일 첫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