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이용해 3천만원 빼돌린 남고생

인터넷 중고물품 사기로 한달여만에 피해자 130여명으로부터 3천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챙긴 고등학생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중고나라' 카페에 허위 판매글을 올려 구매 희망자로부터 2천820만원을 받아 챙기고 물품은 보내지 않은 혐의(사기)로 남고생 김모 군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김군과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다 퇴학당한 선배 다른 김모()군도 공범으로 입건했으나, 그는 이미 다른 사기 사건으로 구속돼 경남 창원에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올해 3월 4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인터넷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에 아동도서와 게임기, 유모차, 태블릿PC 등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피해자 136명을 속여 2천820만원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게시물에서 이미 판매된 제품의 사진을 내려받아, 자신들의 게시물에 올리는 방식으로 구매자들을 속였습니다.

구매자들이 통화를 원하거나 만나서 거래하자고 하면 출장 중이라는 핑계를 대며 문자로 대화하기를 고집했고, 피해자들이 돈을 입금하면 곧바로 연락을 끊었습니다.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대금은 친구들에게서 빌린 은행계좌 6개로 나눠 입금받았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어렵게 살면서 아기에게 중고로나마 좋은 유모차를 사주려던 여성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챙긴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하고 일부는 명품신발 등 구입에 썼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범죄 수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후배 김군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이 났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자진 출석한 후배 김군을 조사해 불구속 입건했으나, 그가 입건된 이후에도 계속 같은 범행을 저지르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한 후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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