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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장시환 4회 투입 ‘초강수’와 ‘로저스 효과’
입력 2016-05-08 06:43 
kt 위즈 마무리 장시환이 지난 7일 수원 한화전서 4회 등판해 3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팀의 시즌 30번째 경기에 드디어 모습을 비춘다. 말 많았던 로저스의 컴백이다. 그동안 그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하나에 미디어, 팬들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워왔다. 복귀전 상대로 ‘당첨된 kt 위즈도 마찬가지였다.
로저스는 8일 수원 kt전을 통해 시즌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1군 등판 기록 시계가 지난해 9월 30일에 멈춰 있었으니, 221일 만의 출격이다. 지난해의 압도적인 모습을 또 다시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은 소속팀인 한화, 그리고 상대팀인 kt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어느 팀이 그렇지 않겠느냐만, kt에게도 로저스는 부담스러운 상대다. 지난해 kt 타선은 로저스의 완벽투에 고전한 경험이 있다. 8월 11일 수원 kt전서 0-4로 완패, 로저스의 KBO리그 첫 완봉승 기록을 헌납했다. 당시 kt 타선은 산발적으로 안타 3개, 볼넷 3개를 얻어내 무득점에 그쳤다. 게다가 8일 선발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건 프로 2년차에 아직 1승도 없는 주권. 추가 로저스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kt는 다분히 로저스의 등판을 의식한 경기 운용을 보여줬다. 승부수는 로저스가 등판하기 하루 전인 7일 경기서 띄웠다. 조범현 감독은 6일 경기 승리와 동시에 7일 경기까지 승리해 위닝시리즈를 먼저 확정 지으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직 컨트롤이 들쑥날쑥한 7일 경기 선발 정성곤 이후로 필승조들을 일찌감치 대기시킨 것이 그 일환. 마무리 장시환에게도 5회 이전 등판이 경기 전부터 통보됐다.
조 감독은 장시환을 조기에 투입시켜 흐름을 잡고자 했다. 실제로 장시환이 등판한 4회 1사 만루 상대 4번타자 김태균 타석 같은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에 투입하게 될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장시환을 일찍 활용해 승리를 잡겠다는 기본 틀만큼은 변함없었다. 장시환이 승계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점수는 8-5에서 8-8 동점이 됐으나, 이후 7회까지 3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로저스 없는 로저스에 의한 경기(?) kt 위즈가 8일 선발 예고된 에스밀 로저스를 의식한 경기 운영으로 전날 경기 승부수를 띄웠고, 정확하게 들어맞으면서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사진=MK스포츠 DB
조 감독은 경기 후 장시환의 조기 투입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장시환이 경기 후반 이닝에서 등판했을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아 빠른 시점에 3이닝 정도 던지게 하려 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일 선발이 로저스”라는 것.
조 감독은 로저스가 첫 등판하지만 좋은 투수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 우리 팀은 지금 (유)한준이도 빠지고 해서 썩 좋은 상태는 아니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꼭 잡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전 경기 운용에 큰 차이를 준 건 역시 로저스의 존재감이었다. 이렇게 로저스를 의식한 승부수가 통하면서 kt는 한화전 위닝시리즈를 확정 지었고, 선수들의 부담도 더는 계기가 됐다.
주장 박경수도 7일 경기를 마친 후 일단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상태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를 만나는데, 오히려 역으로 부담 없이 편하게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좋은 투수기 때문에 점수를 못 낸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지 않나.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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