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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의 펑고 처방? 감독이 방망이를 든 이유는
입력 2016-05-05 07:02  | 수정 2016-05-05 07:29
조범현(좌) kt 감독이 4일 NC전을 앞두고 김상현(우)과 오정복에게 차례로 50개의 펑고를 받게 했다. 김상현은 지친 모습이다. 김상현은 이날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4일 수원 위즈파크. 홈팀의 훈련 시간인 오후 3시51분. 1루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조범현(56) kt 감독은 김상현(36)을 부르면서 오른손에 방망이를, 왼손에 글러브를 들고 직접 나섰다.
이후 더그아웃 앞에서 펑고를 쳐 주면서 김상현이 이리저리 움직이도록 했다. 글러브는 김상현이 송구한 공을 받기 위한 것. 좌우로 이러저리 움직이면서 펑고를 받은 김상현의 얼굴에는 금세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펑고가 길어질수록 김상현에게는 악” 소리가 났다. 김상현은 5분도 안돼 50개의 펑고를 받았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곧바로 오정복(30)을 불러 똑같이 50개의 펑고를 받게 했다. 오정복은 열심히 펑고를 받으면서도 이내 숨에 차는 모습이었다. 그는 살려주십시오!”라며 살짝 애교(?)성 멘트도 날리기도 했다. 오정복은 펑고를 마친 뒤 힘들었는지 잠시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기도 했다.
김 감독이 평소 선수들에게 직접 펑고를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는 훈련이 길다. 시범경기 때나 한 번씩 해주고는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팀 타격이 전체적으로 부진하자 잠시 일대일 훈련을 해준 것이다.
지난 주 kt는 6경기에서 평균 2.1득점을 내는데 그쳤다. 특히 김상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052(19타수 1안타). 오정복은 5경기에서 0.272(11타수 3안타)였다.
조 감독은 타격감을 끌어올리는데 하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밑(다리)을 움직여야 한다. 이승엽과 마해영은 (방망이가) 안 맞으면 펑고를 하면서 많이 움직였다. 특히 (이)승엽이는 펑고를 먼저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지난 2000년부터 약 3년간 삼성 라이온즌에서 배터리 코치를 지낸 바 있다.

조 감독은 이어 잘 치는 선수들도 안 맞는다 싶으면 (펑고를) 해달라고 하는데 우리 팀은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 감독의 펑고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김상현은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면서 8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오정복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팀 득점도 모처럼 불이 불었다. 3-7로 뒤진 7회초 3점을 내면서 6-7 한 점차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6-8로 패하긴 했지만 지난주에 비해 한결 나아진 타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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