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안팎에서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측에 대한 인맥 찾기가 한창이다.
트럼프 후보가 한미동맹은 물론 미국의 대한반도 방위공약을 저해하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예방적 외교를 위한 정부 측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외교·안보부처에서는 아직 ‘설마 미국인들이 트럼프 후보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분위기라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외교 당국 관계자는 트럼프 후보가 ‘한국이 안보에 무임승차한다고 했지만 주한미군 비용협정 등을 통해 적절한 부담을 지고 있다는 것은 미국 의회·전문가도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공화당에서 대선후보로 나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나 이번에 대선 출사표를 던졌던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등도 한미관계 중요성과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인정하는 반론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교 당국은 현지 대사관과 방한하는 미국 인사들을 상대로 개별적 설득에 나서고 있다. 당국에서는 현재 트럼프 측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좌장을 맡고 있는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앨라배마)는 물론 당내에서 외교·군사 분야에 있어 최고 권위를 지닌 매케인 상원의원 측과 개별 접촉해 한국 정부 측 입장을 적극 전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외교·안보 부처에서는 여전히 ‘클린턴 대세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관련 분야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결국엔 클린턴이 본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가 미국 유권자들의 바닥 민심을 간과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외교당국 핵심 관계자는 막연히 클린턴 후보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수도 있겠지만 미국 유권자들 바닥 정서에 있는 클린턴에 대한 반감과 최근의 ‘돌풍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외교 당국이 트럼프 후보를 더욱 진지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로서는 과거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팀과 닿을 마땅한 끈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캠프가 발표한) 외교·안보팀 9명 명단을 봤더니 그냥 크게 고민안하고 언론에 발표한 것 같다”며 정식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팀을 다시 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공통의 가치에 기초한 한미동맹은 공고히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각 후보 진영과의 네트워크 구축, 접촉 강화를 통해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 제고 노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고, 11월 본선까지 대선동향을 예의주시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미국 정부 및 의회를 포함한 미 조야에서도 동맹국으로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충분히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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