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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디마프` 노희경 작가가 그리는, 황혼기의 풍경화
입력 2016-05-04 16:00  | 수정 2016-05-04 17:5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삶의 흔적을 따라 작품을 써왔던 노희경 작가가 원로배우들과 '디어 마이 프렌즈'에 황혼기의 풍경을 담는다.
tvN 새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가 4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두베홀에서 열렸다. 홍종찬 PD, 노희경 작가와 배우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고두심, 고현정이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디어 마이 프렌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60세를 훌쩍 넘긴 노년들의 새로운 인생과 도전, 그 과정에서 느끼는 삶에 대한 자세를 담담한 색채로 표현했다. 실력파 배우들이 모인 만큼 장면 곳곳에는 시청자들의 웃음 짓게 하는 대사도 담겼다.
영상이 끝난 뒤 배우들은 노 작가를 향한 신뢰와 작품에 믿음을 동시에 드러냈다.

고두심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계속 촬영에 임하고 있다. 너무 좋다. 고현정 외에 배우 중 제가 막내다. 선배 배우들의 커피 심부름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문희는 "좋은 물을 담아준 것 같다. 물고기들이 잘 놀겠다"고 했고, 김혜자는 "노희경 작가는 볼수록 특이하고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아직 삶이 끝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기성 세대와 그들을 질색하는 청춘의 유쾌한 인생 찬가를 다룬 작품이다.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살아가는 결심을 하고, 황혼기에 느즈막한 로맨스를 펼치는 등 우리 주변에 있는 노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노 작가는 "치유 과정을 전한다기보단 '까발린다'라는 느낌으로 작품을 썼다"며 "젊은 세대가 치열한 것은 치열한 것이 아니더라. 시니어들은 죽거나 아프거나 의지가 꺾이는 때다. 정말 치열한 시기인 것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선생님의 나이도 있어서 더 이상 작품을 미룰 수 없었다"며 "감동 받았던 우상들과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지금은 제가 가장 행복한 사람은 듯하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인생의 황혼기를 다루지만, '억지 감동'은 없다. 젊은 이들에게 익숙한 부모님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있는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노 작가는 "관찰의 부재가 소통의 부재로 이어지는 것 같다. 시니어를 관찰하다보면 젊은 시청자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봤다"면서 "배우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이번 작품의 목적이다. 시청자들도 애틋해 할 것이다. 첨가물을 최대한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고 부모를 떠올렸으면 한다. 제대로 전달이 된다면, 감흥이 있으실 것이라고 본다. 저도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한국 드라마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이다. 노 작가의 손을 거친 '대작'이지만, 그동안에는 좋은 때를 만나기 어려웠다.
노 작가는 "선생님들이 흔쾌히 섭외에 응해주셨다. 기획단계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돈이 많이 들고, 스케일이 커서 '장사로서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것이 문제였다. 고민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디어 마이 프렌즈'가 빛을 보게 된 것에 대해서는 "그동안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시대였다.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누군가의 엄마로는 모시긴 싫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장난희(고두심)의 외동딸인 박완으로 출연하는 고현정에게는 2013년 MBC '여왕의 교실' 이후 3년 만의 복귀작이다. 젊은 배우들에게는 신화 같은 배우지만, 원로 배우들 앞에서는 어리광 부리는 막내다.
고현정은 "3년 만에 다시 작품을 시작한다. 조희경 작가님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뜻 깊은 작품이기에 힘든 것도 모르겠다. 선생님의 배려에 인사 잘하고 귀여움을 떨고 있다"며 "촬영을 하면서 '이런 날이 똘 올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행복한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고현정은 조인성과 이번 작품에서 멜로 연기도 선보인다. 이에 대해 그는 "조인성과 함께해 정말 좋다. 연기로 만난 것은 10년 만이다. 언제 보든 기분 좋은 배우다"며 "달콤한 장면에서 호흡을 맞출 때는 쑥스럽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멋진 꼰대'라고 표현한 고현정은 "어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피곤하다고 생각하면 젊은 사람들의 손해라고 본다"며 어른들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노 작가 "제 나이가 50대다. 3,40대와 제가 다른 점을 모르겠다. 어른들도 그러신 것 같다. 시니어 분들을 향한 편견을 깨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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