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 시동 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입력 2016-05-04 07:51  | 수정 2016-05-04 07:59
조양호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이 지난 3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한진해운 자율협약 논의를 위한 채권단 실무회의가 4일 열리는 가운데 그룹 이슈에 집중하면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2일에는 내용을 보완한 자율협약 신청서를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을 포함한 7개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오후 한진해운의 조건부 자율협약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실무회의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얻게 될 경우 자율협약을 맺게 된다.
업계와 재계는 조 회장이 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것이 다소 의외라고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만큼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가 조 회장과 한진그룹에 절박하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조직위원장까지 맡으며 올림픽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2년에 가까운 조직위원장 시절에는 경기장 건설 지원, 올림픽 개폐식장과 경기장 이전 논란, 분산개최 이슈같은 현안을 해결했고 지난 2월에는 정선과 보광의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르기도 했다.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맡게 된 지난 2014년 8월은 전 세계 경기 침체로 항공과 해운 부문의 업황이 좋지 않던 시기였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은 당시 산적한 그룹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를 고사해왔다. 하지만 두 차례 실패 끝에 평창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한국의 저력을 확인한 조 회장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이뤄내겠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조 회장은 국내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경련, 상공회의소 등을 직접 찾아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등 발로 뛰는 조직위원장 이미지로 다수의 기업 후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대한한공은 조 회장이 그동안 유치위원장으로서 국민의 염원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이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조직위원장으로서 헌신해 왔지만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등 한진그룹 내 현안을 조기에 수습하고자 사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당분간 그룹 이슈에 집중하며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자율협약에 따른 지원을 근간으로 용선료 조정과 선박 금융, 금융기관 차입금, 공모 회사채 상환유예 등 채무조정 방안에 나선다. 또 보유 지분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포함한 고강도 자구안 통해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건다.
회사 측은 최근 진행 중인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등 그룹 내 현안을 두루 살피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의 소임을 다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조직위원장직 사임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지만 사퇴 후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