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 곳곳에서 노동절 집회…터키·프랑스·러시아·스페인에서 대규모 시위
입력 2016-05-02 08:34 
노동절 집회/사진=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노동절 집회…터키·프랑스·러시아·스페인에서 대규모 시위

1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프랑스, 러시아, 독일, 터키 등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터키에서는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사회당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으며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과 노동자의힘(FO) 주도로 열린 파리 행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시내 바스티유 광장에서 출발해 나시옹 광장까지 행진하며 노동법 개혁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행진에 참가한 노동자와 학생은 "협상 불가! 노동법 개정안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노조인 민주노동동맹(CFDT)과 기독교노동자동맹(CFTC)은 이날 행사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8일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해지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 경찰관 24명이 부상하고 시위자 124명이 체포됐습니다.

당시 파리의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에게 병이나 돌, 불붙인 타이어 등을 던졌으며 경찰은 최루탄으로 대응했습니다.

사회당 정부는 10%에 달할 만큼 고질적으로 높은 실업률을 낮추려는 목표로 해고 요건과 주 35시간 근무를 완화하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와 학생 등은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라면서 지난 3월 이후 반대 시위를 벌여오고 있습니다.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이 25%에 육박하는 가운데 청년들의 반발이 거세 젊은이들은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등지에서 '밤샘 시위'(Nuit debout)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이날 시위에 앞서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공권력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매년 5월 1일 집회를 열어온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은 올해 마린 르펜 대표와 국민전선 창당인인 장-마리 르펜이 각각 행사를 개최하는 분열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국민전선에서 지난해 출당조치를 당한 장-마리 르펜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자신의 딸 마린 르펜 대표에 대해 "당의 단합 없이는 결선 투표가 아니라 1차 투표에서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르펜 대표는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에게 국민전선을 물려받은 뒤 인종차별적이고 극우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장-마리 르펜이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한) 가스실은 제2차 세계대전 역사의 (수많은) 소소한 일 가운데 하나다"라는 문제의 발언을 되풀이하자 지난해 8월 당에서 쫓아냈습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시위에 대비해 경찰관 2만5천 명이 배치됐으며 시내 도로 곳곳이 차단됐습니다.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노동절 집회의 상징인 이스탄불 시내 탁심광장에 시민이 접근을 시도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면서 막았습니다.

수백 명의 노동 운동가들은 이스탄불 시내에서 금지된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이날 경찰이 수도 앙카라에서 열리는 노동절 행사 때 테러를 저지르려고 준비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 4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과 '공산당' 등을 비롯한 정당과 노조단체 등은 노동절을 기념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는 노동절을 기념하는 대규모 거리행진 행사가 열렸습니다.

러시아 독립노조연합이 주도한 이 날 행진에는 모스크바 지역 노조원들과 '통합 러시아당' 및 '노동자동맹당' 당원 등을 포함해 약 10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세금과 물가는 올리지 말고 월급과 연금은 올려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다른 노동절 시위에선 경제난 와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현재 1만 루블(약 18만 원) 수준인 최저 임금을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는 구호가 울려 퍼졌습니다.

수도 베를린을 위시한 독일 전역에서도 독일노총(DGB) 주도의 노동절 집회가 잇따랐습니다.

난민 위기에 닥쳐 이민자 거부 정서가 강해지고 있는 독일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극우 세력의 외국인혐오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이날 AFD가 전당대회를 통해 이슬람에 강경한 입장을 밝히려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커지는 와중에서였습니다.

곳곳에서 전야 행사도 펼친 독일 노동계는 또한,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임시직 노동계약 남발 같은 노동현안의 해결을 집회에서 촉구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이 '예산 삭감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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