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 담당 상무인 A씨는 29일 가벼운 마음으로 사무실로 출근했다. 예년 같았다면 LG전자 분기조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지하 대강당에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있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내방송으로만 중계돼 오프라인에 모일 필요가 없어졌다. A 상무는 분기조회 참석을 위해 오가는 시간이 줄어 한결 일할 시간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LG전자가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업무효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올해부터 분기조회 개최 방식을 확 바꾼다. 앞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도현 사장, 생활가전(H&A) 사업부문의 조성진 사장, 스마트폰(MC)의 조준호 사장 등 3인 각자대표들이 분기별로 돌아가며 임직원들이 듣고 싶은 주제를 미리 받아 온라인으로 주재한다.
정도현 사장은 29일 열린 올해 첫 LG전자 분기조회에서 우리 모두 일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3인 대표가 먼저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평소 LG전자 분기조회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대강당 등 오프라인에서도 열었지만, 이날 분기조회는 오프라인 모임 없이 사내방송으로만 중계됐다.
예전과 또 달라진 사실은 분기조회 주제가 임직원 투표로 결정됐다는 점이다. 3월말부터 수렴한 200여건의 제안 중 66%가 ‘2016년 1분기 경영실적과 사업방향을 꼽아 이날 분기조회 주제로 낙점됐다. 정도현 사장은 이에 임직원들에게 최대 실적을 낸 생활가전 등 1분기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10여분간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분기조회를 주재했던 구본준 부회장 대신 3인 각자대표들이 돌아가며 참여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현 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발달로 오프라인 공간에 모일 필요가 없어졌다”며 분기조회 방식 변화는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고 임직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도현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B2C(기업·개인간 거래)의 경우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B2B(기업간 거래)와 관련해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자동차부품·태양전지 등에 집중 투자해서 빠른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하루 빨리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자”고 강조했다.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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