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루동안 의약업계에 3건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거래 총액은 400억달러(45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가장 큰 규모의 M&A는 애보트 래보라토리스(이하 애보트)가 의료기기업체 세인트주드 메디컬을 250억달러(28조5000억원)에 매입하는 것이다. 애보트는 올해 4분기 중 합병이 마무리되면 연매출이 87억달러(9조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애보트는 지난 2월에도 의료기기업체 앨리어를 58억달러(6조6000억원)에 인수하며 적극적인 M&A를 펼치고 있다.
제약사 애브비는 소세포폐암 치료제 ‘로바-T로 유명한 항암제 제조업체 스팀센트릭스를 58억달러(6조6000억원)에 사들인다. 소세포폐암은 전세계 폐암의 15%를 차지해 관련약품 시장 규모도 크다. 설립된지 8년에 불과한 스팀센트릭스가 거액에 인수되면 세콰이어 캐피탈, 피델리티 등의 기존 투자자들은 상당한 차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애브비는 지난 2013년 애보트의 의약품 분야가 분사돼 설립된 회사로, 지난해에도 항암제 제조업체 파마사이클릭스를 210억달러(23조9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암치료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을 삼고있다.
사노피 역시 항암치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메디베이션을 약 93억달러(10조6000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메디베이션의 대표 제품은 전립선암 치료제인 ‘엑스탄디다. 사노피가 판매하고 있는 또다른 전립선암 치료제 ‘제브타나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약업체들의 잇따른 M&A를 두고 보험업계·병원 등 구매자들과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보험업계와 병원 등은 최근 의약품비 지출감소 정책을 펼치며 제약업체들을 압박해왔다. 이에 대응해 공급 업체들도 덩치를 키움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려 한다는 진단이다. 또한 애브비와 사노피는 핵심 제품들의 특허기간이 곧 만료될 예정이어서, 이를 대체할 제품군을 구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의료분야 M&A 규모는 총 1211억2000만달러(138조500억원)로 2013년 이후 동기 대비 최저치다. 미국 정부가 조세회피에 제동을 걸며 화이자-앨러간의 합병이 무산되고, 과감한 M&A 전략을 펼쳐온 밸리언트가 회계 스캔들에 휘말리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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