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 1분기 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가 시장 예상치(463억원)를 크게 웃돌았고,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9일 증권가에서는 삼성SDI 향후 실적 우려와 함께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보고서가 쏟아졌다. 하이투자증권,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 6곳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 등으로 하향 조정했고, 7곳이 목표가를 일제히 낮췄다. 목표가를 실적 발표 당일인 28일 종가(11만6000원)보다 낮게 제시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목표가를 10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10만1000원으로 제시했고 현대증권과 KTB투자증권도 각각 11만원과 11만5000원으로 낮췄다.
증권사들 전망이 이처럼 비관적인 것은 오랜 기간동안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일회성 비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1500억원 규모의 소형 2차전지 사업 관련 자산감액을 반영한 데 이어 1분기에 6500억원 규모의 희망퇴직 및 통상임금 소송 관련 충당금과 과거 자동차용 전지사업 초기 저가 수주와 관련된 45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 손상처리분을 반영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일회성 비용이 과연 진정한 일회성 비용인지, 이번 반영으로 부실이 정리될 수 있는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지사업 손상처리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자동차용 전지시장 진입이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등 2차전지 업체들간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저가 수주와 관련된 부실자산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흑자를 내겠지만 전지부문 적자를 상쇄하는데는 역부족”이라며 OLED 소재 매출 증가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삼성디스플레이 지분법 이익 회복 등 개선 요인이 있지만 당분간 시장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SDI 주가는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했다. 오전 11시 30분 현재 1.7%(2000원) 하락한 11만4000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6% 이상 급락하며 11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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