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모펀드 MBK, ING생명 매각 나섰다
입력 2016-04-27 17:57  | 수정 2016-04-27 23:46
국내 업계 5위 생명보험사인 ING생명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ING생명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국내외 잠재적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이다.
27일 보험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는 국내외 잠재적 인수 후보 15곳 안팎을 대상으로 ING생명 매각 투자설명서(IM)를 발송했다. 매각주간사는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중국 2위 생보사 핑안보험을 비롯해 최근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잇달아 인수한 안방보험 등 중국계 투자자와 국내에서는 KB금융,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금융사들이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에서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해 보유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는 중국계 핑안보험, 안방보험과 KB금융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핑안보험과 안방보험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채비다. 이에 맞서는 KB금융은 2012년 ING생명 인수를 목전에 뒀다가 아깝게 불발된 전력이 있는 데다 풍부한 자금 여력을 갖췄기 때문에 ING생명 인수 '재수'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추산 ING생명 매각가는 1조5000억~3조5000억원으로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ING생명 자기자본 4조2608억원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0.35~0.82배 수준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금융규제 등으로 인해 보험사 가치 산정 평가 모델도 뚜렷하지 않다"며 "실제 ING생명 보유 자산과 부채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정확한 가치가 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종 업계 알리안츠생명이 35억원이라는 낮은 가격에 매각되며 저금리 환경에 따른 생보 업황 악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남에 따라 ING생명 매각을 어둡게 보는 시각이 제기된다. 중국 안방보험이 ING생명 인수가로 MBK의 기존 인수가 대비 낮은 1조원대 중반을 제시하며 비공개 협상을 벌이다 결렬됐다는 얘기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반면 ING생명이 알리안츠생명 대비 조직과 자산의 '질'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들어 후한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국내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ING생명이 신생 보험사로서 고금리 제공 상품 비중이 낮은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의 설계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ING생명이 한국 내 영업을 다른 생보사 대비 늦은 1999년 옛 주택은행과 합작 이후에 본격화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생보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금리 역마진 보험상품' 판매가 2000년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러한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얘기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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