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성과보수 공모펀드` 하반기부터 나온다
입력 2016-04-27 17:51  | 수정 2016-04-27 23:49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자가 수익률에 연동해 수수료를 내는 공모펀드가 새로 출시된다. 또 자산운용사가 신규 펀드를 만들 때 의무적으로 자기 돈 일부를 태워야 한다. 고객과 회사의 이익이 같은 방향으로 가도록 해 수익률 제고를 꾀하자는 취지다. 지금은 펀드에서 손실이 나거나 주가지수(벤치마크)보다 못해도 고정된 수수료를 또박또박 내야 해 투자자들 불만이 컸다. 펀드매니저나 운용사도 초과수익을 창출해야 성과보수를 받고, 투자수익까지 공유하므로 펀드 운용에 좀 더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다.
27일 금융위원회는 △공모펀드 성과보수 도입 확대 △운용사 공모펀드 자기자본 투자 의무화 △자문 없이 가입하는 수수료 반값 펀드 클래스 신설 △서민금융회사 및 신용카드사 펀드 판매 허용 △펀드 수익률 및 투자비용 비교공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공모펀드 성과보수제 도입이다. 지금까지 공모펀드는 환매 시기가 미리 정해진 폐쇄형이고 개인당 최저투자한도가 5억원 이상인 소위 '큰손용 펀드'만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런 요건을 모두 없앴다. 이미 발매한 펀드도 별도 클래스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기존 펀드 투자자가 성과보수 클래스로 투자를 원할 경우 해지 절차 없이 클래스 이동만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성과보수를 받는 펀드는 고정 운용보수를 현재 일반 펀드(평균 0.6%) 대비 반값 수준(0.3%)으로 낮춰야 한다. 또 성과보수를 노리고 펀드매니저가 과도하게 고위험 투자를 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절대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의 경우 보수 상한을 반드시 설정하도록 했다.
운용사가 신규 공모펀드를 만들 때 하반기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자기자본(2억원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이렇게 되면 운용사와 투자자가 한 배를 탄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금융위의 생각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운용사의 전체 자기 펀드 투자액은 1조5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사모펀드가 1조원이고 공모펀드는 5000억원에 불과하다. 공모펀드의 경우 2014년 말부터 운용사의 자기자본 투자가 법으로 허용됐는데 현재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만 자기 돈을 투자하고 있다.
고객이 판매사 직원의 투자설명 없이 펀드를 직접 선택해 가입하는 경우 수수료가 반값인 별도 클래스(Clean Class)도 도입된다. 현재 은행이나 증권사 영업점에서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액의 1%를 선취수수료로 내고 매년 평균 0.7%의 판매보수를 꼬박꼬박 내야 하지만 판매사의 사후관리 서비스는 없어 투자자들의 원성이 컸다. 하반기 도입 예정인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가 도입되면 자문은 IFA로부터 받고 투자는 클린클래스를 이용하면 판매보수를 아낄 수 있다. 금융위는 또 저축은행 농·수·신협 우체국 등 서민금융회사와 신용카드회사 (온라인) 펀드 판매도 허용하기로 했다. 판매채널 확대를 통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판매수수료 인하 경쟁을 촉진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30개, 농협 등 상호금융 276개 조합, 우체국 221곳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공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서민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감안해 일단 안전성 높은 채권 위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펀드(MMF)나 국고채 펀드부터 단계적으로 판매를 허용한다.
금융위는 이 밖에도 역량 있는 사모 전문 운용사가 공모펀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안을 다음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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