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기기 업체 금영이 2012년 인수한 아이디에스가 오는 28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27일 정리매매 마지막 날을 보냈다.
정리매매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의 주식을 상장폐지 직전 7일 동안 마지막으로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루 30분 단위로 10번 거래 가능하며, 일반 거래와 달리 상하한폭 제한이 없어 변동폭이 크다.
27일 아이디에스는 전날보다 30.5% 내린 1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가 개시된 지난 19일 1만3150원(시가)이던 주가가 7거래일만에 98.9% 증발한 것이다. 시가총액은 10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금영은 노래방 반주기 시장에서 TJ미디어를 압도하며 독주하던 지난 2012년 사업다각화를 위해 아이디에스를 인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금영은 아이디에스 주식 123만2303주(28억1700만원)를 사들였다. 이어 2014년 1월 장외매수 223억5000만원, 2015년 7월·2016년 2월 두차례 증자금액 90억원까지 아이디에스에 쏟아부은 돈은 341억 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당시 전체 지분의 41.6%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이디에스의 정리매매 마지막날 시가총액은 10억원이다. 이중 금영의 몫은 4억1000만원 정도. 80배가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건진 돈은 초라하다.
금영 자체도 상황이 좋지는 않다. 2012년 당시 인수한 르네코와 아이디에스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나빠져 결국 지난 2월 씨씨엠티에 인수됐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고려해 상호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금영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14년 말 부채비율은 717%이고 단기차입금은 416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2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실적 또한 부진해 2012년 554억원이던 매출액은 2013년 502억원, 2014년 452억원으로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014년 2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초에는 음악 저작권료 15억5000만원을 미납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계약이 해지된 후 불법으로 노래 반주기 내에 신곡 업데이트를 계속해 오다가 피소, 지난달 말에야 밀린 저작권료를 완납하기도 했다.
씨씨엠티 관계자는 금영의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만큼 조직을 정비해 노래반주기 1위 기업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기존 씨씨엠티 셋톱박스 사업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정체된 노래반주기 업계를 리드할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