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가시화 되면서 선박투자회사들 주가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선박투자회사는 펀드를 조성해 선박을 구입한 뒤 이를 해운회사에 임대해 용선료(배를 빌려쓰는 비용)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운용된다.
27일 현대상선과 용선계약이 체결돼 있는 동북아12호는 전일 거래 대비 11.21% 하락한 2495원에 장을 마감했다. 동북아12호는 지난 21일 주가가 3000원대가 무너진 이후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있는 코리아1호~4호 역시 각각 전일 대비 7.31~9.71% 하락하는 등 불과 일주일 사이에 주가가 1000원 정도 빠지면서 3000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또 바다로3호도 주가가 전일 대비 5.41% 떨어진 2100원을 기록했다.
선박투자회사는 국내 대형 해운사에 용선계약을 맺고 사채를 발행하기 때문에 조선·해운 업황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최근 하락세는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체와 계약관계에 있는 선박투자회사가 많은 가운데 이들의 채무 상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동북아12호는 지난 8일 현대상선이 무보증사채의 만기시점인 7일에 원리금을 미지급했다”고 공시하는 등 선박투자회사의 손실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선박펀드의 인기는 떨어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선박사모펀드 설정액(지난 22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현대OceanStar선박펀드는 올해 584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현재 운용규모가 반토막 수준에 이르렀다. ‘KDB Ocean Value up도 연초이후 설정액이 40억원 이상 순유출됐다.
선박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임원은 구조조정의 강도 및 기대 효과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당분간 선박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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