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반된 실적 전망에 웃고 우는 현대차·현대중공업
입력 2016-04-27 15:46 

지난 26일 나란히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장에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현대차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지는 반면 10분기만에 흑자전환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두 회사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5%나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6%포인트 떨어졌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에도 애널리스트들 반응은 나쁘지 않다. 2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데다 지난달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올 뉴 투싼 등 신차 모멘텀도 예정돼 있어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오는 6월로 예정돼 있어 5~6월 내수 소비가 단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시장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고 수준은 2월을 정점으로 3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2분기 싼타페 개조차와 신형 엘란트라 판매 확대 효과를 감안하면 상반기 내내 추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우려스러웠던 중국 판매 역시 신형 엘란트라(링둥) 효과로 3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하는 등 최근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인도는 1분기에 이어서 2분기에도 높 은 가동률과 판매로 상황이 양호할 전망이다.

다만 3분기 이후 전망은 불확실하다. 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 신흥시장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유가 상승과 신흥국 통화의 강세 전환 등과 맞물려 신흥국 시장이 살아날 경우 7월 이후 에상되는 내수 판매 감소와 노사갈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며 신흥 시장이 살아나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의외로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달리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당분간 의미있는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수주 잔고 감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별도 실적 기준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 부문 신규 수주는 3억8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382억 달러에서 290억 달러로 급감했다. 이미 매출로 인식한 부문을 제외한 매출기준 수주 잔고는 조선 90억 달러, 해양 72억 달러 등 162억 달러에 불과하다. 하반기에도 뚜렷한 수주 변화가 없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 급감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조선부문 수주 잔고가 올해 예상매출액 대비 15개월치에 불과해 향후 매출급감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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