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한 지금이 값싸게 자원을 확보할 적기라고 보고 자원투자·개발을 위해 3조엔(31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27일 니혼게이자이(니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공적기관인 석유천연가스·금속과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해 향후 5년간 3조엔을 자원개발 기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당장 JOGMEC가 자원개발사업에 출자하거나 자원관련기업에 채무보증을 해줄 수 있는 자금규모를 지금의 2배 이상인 연 6000억엔(6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JOGMEC가 원유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최대 50%까지만 출자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도 없애기로 했다. 아울러 채무보증을 할 경우, 기업이 내야하는 보증료도 크게 줄여주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자원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한것은 원유·가스 가격이 2년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큰폭 떨어진 만큼 지금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자원을 확보해야 향후 수요부족과 가격 반등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 값싸게 매물로 나온 유전이나 가스전이 많은 만큼 현시점에서 매입 협상에 나서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 미쓰비시, 스미토모, 미쓰이, 이토추 등 종합상사들이 고유가 시절 뛰어든 자원개발 사업 실패로 큰 타격을 입어 투자여력이 줄어든 것도 감안했다. 2000년대 초반 셰일가스와 중남미 자원 광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온 종합상사들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30~40달러까지 폭락한 후 사업철수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가 채무보증을 크게 늘린 것은 이들 기업이 자원개발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당장 올해 보정예산(추가 경정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한 후 내년부터 정규 예산안에 자원개발 자금 확대분을 편성할 계획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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