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화 이글스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울화통이 터져 한화 경기를 볼 수가 없습니다. 한화를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을 찾아내 책임을 물어 주십시오.” 그는 통화 내내 화를 삭히지 못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는 한화가 현재 뿐 아니라 미래도 없다고 단언했다. 뿌리가 송두리째 뽑혔다고 했다. 올 시즌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씨를 말렸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다시 씨앗을 심어 열매를 얻기 위해선 5년이 걸릴 수도,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탄했다.
그렇다면 한화를 10년 뒤로 후퇴시킨 장본인은 누구일까. 2014년 말 김성근 감독의 한화행 소문이 일자 대부분의 구단관계자 및 야구인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한화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지 않기 바랐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관과 지도 스타일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화가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김성근 감독 영입을 끝까지 반대한 구단 사장과 단장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한화 그룹 최고 책임자와 그 측근들이 김성근 감독을 밀어 붙이지 않곤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화를 이렇게 만든 첫 번째 책임은 바로 그룹 오너들에게 있다. 전문 경영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어설픈 식견으로 제 발등을 찍은 한화 그룹의 오너들은 지금이라도 오판을 인정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한화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 책임은 야구인들에게 있다. 같은 야구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김성근 감독을 싸고도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에겐 김성근 감독에 대한 의리만 있고, 아파 골병드는 선수들은 없다. 이들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독선적일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하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고개를 돌린다. 특히 야구원로로 불리는 일부 인사의 무조건적 ‘김성근 옹호론은 건전한 비판을 하려는 젊은 야구인들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방송 해설을 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무비판적 행태도 낯부끄럽다. 김성근 감독의 파시즘적 권위주의에 눈 감고, 귀 닫고 있는 야구인들의 책임이 무겁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참담한 한화에 일조한 사람들은 업계에서 ‘김성근 양아들로 불리는 몇몇 기자들이다. 이들은 김성근 감독의 언론 플레이에 나팔수를 자처한다. 지금은 대세에 눌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언제 준동할지 모른다. 이들 기자들은 김성근 야구를 거의 신앙 수준으로 떠받든다. ‘야신이란 별명을 전파하고, 김성근 감독을 맹목적으로 미화해 팬들에게 알리는 전도사인 셈이다. 이들에게 합리적인 비판 따윈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의 왜곡된 글에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는 김성근 신드롬에 빠지기도 했다.
패배의식이란 패배를 외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진정한 용기는 패배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굴욕적이고 괴로울지라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래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 한화 이글스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한화를 10년 뒤로 후퇴시킨 장본인은 누구일까. 2014년 말 김성근 감독의 한화행 소문이 일자 대부분의 구단관계자 및 야구인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한화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지 않기 바랐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관과 지도 스타일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화가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김성근 감독 영입을 끝까지 반대한 구단 사장과 단장이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한화 그룹 최고 책임자와 그 측근들이 김성근 감독을 밀어 붙이지 않곤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화를 이렇게 만든 첫 번째 책임은 바로 그룹 오너들에게 있다. 전문 경영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어설픈 식견으로 제 발등을 찍은 한화 그룹의 오너들은 지금이라도 오판을 인정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한화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 책임은 야구인들에게 있다. 같은 야구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김성근 감독을 싸고도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에겐 김성근 감독에 대한 의리만 있고, 아파 골병드는 선수들은 없다. 이들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독선적일 뿐만 아니라 위험천만하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고개를 돌린다. 특히 야구원로로 불리는 일부 인사의 무조건적 ‘김성근 옹호론은 건전한 비판을 하려는 젊은 야구인들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방송 해설을 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의 무비판적 행태도 낯부끄럽다. 김성근 감독의 파시즘적 권위주의에 눈 감고, 귀 닫고 있는 야구인들의 책임이 무겁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참담한 한화에 일조한 사람들은 업계에서 ‘김성근 양아들로 불리는 몇몇 기자들이다. 이들은 김성근 감독의 언론 플레이에 나팔수를 자처한다. 지금은 대세에 눌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언제 준동할지 모른다. 이들 기자들은 김성근 야구를 거의 신앙 수준으로 떠받든다. ‘야신이란 별명을 전파하고, 김성근 감독을 맹목적으로 미화해 팬들에게 알리는 전도사인 셈이다. 이들에게 합리적인 비판 따윈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의 왜곡된 글에 얼마 전까지 우리 사회는 김성근 신드롬에 빠지기도 했다.
패배의식이란 패배를 외면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한다. 진정한 용기는 패배를 직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굴욕적이고 괴로울지라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 그래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 한화 이글스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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