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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규민의 94구, LG에게는 1승 이상의 의미
입력 2016-04-27 06:00 
우규민(사진)이 26일 삼성전서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기록했다. 우규민의 역투와 함께 시즌 초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LG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전날 우규민(31)이 삼성과의 대결서 던진 9이닝 94구. LG 트윈스에게는 1승 이상의 값진 의미를 남겼다.
우규민이 개인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이뤄냈다. 1108일(2013년 4월14일 한화전 완봉승) 만에 다시 만든 쾌거. 9이닝 동안 단 2개의 피안타만 허용했다.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이름난 대구 라이온즈 파크의 아성도 소용없었다. 우규민의 칼날 같은 제구력에 삼성 타자들은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경기가 끝난 뒤 양상문 감독이 누구보다 환하게 미소 지었다. 최근 오락가락하는 팀 전력 탓에 고민이 깊었지만 우규민이 팀에 해결책을 제시한 것. LG로서는 1승 이상의 수확을 얻게 만든 경기였다.
우선 팀 불펜진을 아꼈다. 지난 주말 넥센과의 고척돔 3연전 내내 LG 불펜진은 힘든 경기를 펼쳤다. 총 27점을 실점했으며 선발투수 스캇 코프랜드와 류제국이 조기에 무너져 가동시점도 일렀다. 단순히 등판횟수를 떠나 불펜진의 피로도가 심했던 원정길이었다. 연이어 맞이하는 타자 친화구장 라이온즈 파크의 위용이 두려울 법했다. 하지만 LG 불펜진은 시리즈 첫 경기부터 우규민의 호투가 이어지며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둘째. 우규민이 팀 내 마운드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마땅한 4,5선발도 확정짓지 못하고 시즌을 개막했던 LG. 마침내 새 외인투수 코프랜드와 영건 이준형이 지난주를 기점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렇지만 정상가동 된 5인선발진의 첫 주간 성적은 좋지 않았다. 우규민도 당시 허리통증을 호소해 조기 교체됐다. 소사만이 유일하게 두 번의 등판 동안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소사 역시도 에이스의 위용을 찾았다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여러모로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지만 우규민이 자신 역시 에이스임을 입증하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에이스의 역투로 인해 다음 차례를 대기 중인 코프랜드와 이준형, 소사의 부담이 한결 줄 수 있다. 다만 알러지 증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류제국의 공백은 새 고민거리가 됐다.
셋째로는 우규민 본인의 한 단계 성장이다. 우규민 스스로가 에이스역할을 해내며 팀 승수를 챙겨주는 것만큼의 긍정적인 효과는 없다. 개막 후 5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5를 기록 중이다. 총 30⅔이닝을 던졌는데 피홈런은 한 개도 맞지 않았다. 탈삼진을 20개나 잡아냄과 동시에 볼넷출루 허용은 다섯 번 뿐이다. 폭투도 한 번에 그쳤다. 말 그대로 짠물피칭. 부진했던 등판도 있었으나 시즌 초반을 감안하면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원정경기에서 이뤄낸 쾌조의 완봉승. 우규민은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동기부여와 함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최고 사이드암 투수로 꼽히는 그가 이날을 도약의 발판 삼아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LG로서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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