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 '리베이트 제약사 공개'…보여주기식 내부 공개에서 그칠까
한국제약협회가 회원 제약사의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리베이트 제약사 공개'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보여주기식 내부 공개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제약협회는 26일 제3차 이사회를 열어 불공정거래 의심기업의 불법 리베이트 주요 유형을 참석자들에게만 내부 공개했습니다. 그나마 공개자료에는 회사명과 의료기관명이 모두 삭제됐습니다.
제약협회 이사회는 이사장 1명, 부이사장 11명, 이사 36명, 감사 2명, 협회 3명 등 총 53개 업체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날 이사회에는 42개사 대표들이 참석했는데, 이들은 외부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냈습니다. 또 협회는 공개된 내용이 담긴 문서를 현장에서 모두 회수해 폐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리베이트 유형만 내부적으로 공개한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초 제약협회의 의도대로 불법 리베이트로 손해를 입는 제약사를 구제하고 업계의 도덕적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선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며, 내부 공개에 그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입니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결국 제약사들의 모여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다 보니 실질적인 규제에 나설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미 서로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을, 게다가 내부 공개만 한다고 하면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실효성보다는 단순히 제약업계의 자정 활동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실효성을 거두려 했다기보다는 제약협회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원론적인 의지를 보여주려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제약협회는 충분히 실효성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제약협회 고위 임원은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달리 충분히 내부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업계에서 제일 강력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경쟁사이기 때문에 내부 공개만으로도 충분한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 국장은 "내부에서만 공유하고, 서로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식이라면 사실상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며 "자체적인 리베이트 근절 노력을 한다는 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견제나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한국제약협회가 회원 제약사의 리베이트 행위를 근절하겠다며 '리베이트 제약사 공개'라는 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보여주기식 내부 공개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제약협회는 26일 제3차 이사회를 열어 불공정거래 의심기업의 불법 리베이트 주요 유형을 참석자들에게만 내부 공개했습니다. 그나마 공개자료에는 회사명과 의료기관명이 모두 삭제됐습니다.
제약협회 이사회는 이사장 1명, 부이사장 11명, 이사 36명, 감사 2명, 협회 3명 등 총 53개 업체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날 이사회에는 42개사 대표들이 참석했는데, 이들은 외부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냈습니다. 또 협회는 공개된 내용이 담긴 문서를 현장에서 모두 회수해 폐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리베이트 유형만 내부적으로 공개한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초 제약협회의 의도대로 불법 리베이트로 손해를 입는 제약사를 구제하고 업계의 도덕적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선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며, 내부 공개에 그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입니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협회가 결국 제약사들의 모여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다 보니 실질적인 규제에 나설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미 서로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을, 게다가 내부 공개만 한다고 하면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실효성보다는 단순히 제약업계의 자정 활동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실효성을 거두려 했다기보다는 제약협회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원론적인 의지를 보여주려 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제약협회는 충분히 실효성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제약협회 고위 임원은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달리 충분히 내부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업계에서 제일 강력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경쟁사이기 때문에 내부 공개만으로도 충분한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 국장은 "내부에서만 공유하고, 서로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식이라면 사실상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며 "자체적인 리베이트 근절 노력을 한다는 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견제나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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