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연출된 영화나 잡지를 보고 북한의 삶이 충분히 행복하다고 아는 지인들이 많다. 그것만으로는 북한 실상을 알긴 충분하지 않다. 특히 서방 국가 사람들이 모르는데 그들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 북한에 살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자유와 삶에 있어서 큰 행운 누리고 있는지, 지구상에 북한에서 반인륜적인 범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연출했다. 이 영화를 보고 북한의 실상을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이 영화의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러시아 출신의 다큐멘터리 거장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26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태양 아래'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태양 아래'는 북한 정부의 완벽한 통제 속에 거짓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낸 영화다. 제작진은 8살 소녀 진미가 준비하는 김일성 국방위원장의 생일 기념행사 과정을 담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하기 직전 마주한 진미의 생활은 모두 조작돼 있었다. 감독은 철저히 조작된 북한의 모습을 만들려는 북한 정부의 실체와 그에 반기를 들고 실제 이면의 진짜 북한을 담아냈다.
북한의 동맹국인 러시아 출신이고 전체주의-공산주의에 관심이 많았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비교적 쉽게 북한에서 1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당국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생각했겠으나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그들은 내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과 입지가 높은 감독이라는 정보만 듣고 나를 초청했다"며 "북한이 얼마나 폐쇄된 국가인지 알 수 있었다. 내 SNS에 누구 한 명이라도 접근할 수만 있었다면 아마 나를 초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 내가 정말 찍고 싶은 건 하나도 찍지 못했다. 100% 통제하에 찍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조건과 상황에서 한 번도 작업을 한 적이 없었다. 통제 없이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호텔 창을 통해 찍은 바깥 상황이었다. 또 마지막에 진미가 우는 장면만 그대로 담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북한은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조작된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통제와 검열이 심한 북한의 눈을 어떻게 따돌릴 수 있었을까.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북한은 매일매일 검열과 통제를 할 것이며, 통과되지 않은 필름은 처분할 것이라고 했다"며 "그들이 알 수 없게 최대한 카피 본을 떴다. 북한에 제출한 건 원래보다 70% 삭제된 필름이었는데 그들은 전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몰래 촬영한다는 사실을 들키면 필름을 빼앗기는 건 기본이고 생명의 위협도 있었을 것"이라며 "나뿐 아니라 나를 믿고 따라온 촬영팀 개개인의 생명이 위협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한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향한 관심이 세계 각국에서 크다는 걸 안다. 북한 사상에 대한 사실을 전한 이 영화가 많이 상영되어 진미와 진미 가족의 삶을 보장하는 데 역할을 하기 바란다. 이 영화에 대한 남한 측 신문사와 뉴스 등이 관심을 두는 것도 진미와 진미 가족 보호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진미와 연락하고 싶은데 소통 가능한 수단이 전혀 없다. 진미가 건강하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잘 지내길 바란다."
'태양 아래'는 27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에 앞서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제19회 에스토니아탈린 블랙 나이츠 국제 영화제에서 베스트 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 속에 담긴 특별한 메시지와 함께 작품성도 인정받아 2016 최고의 다큐멘터리 화제작임을 알리고 있다.
jeigun@mk.co.kr
"연출된 영화나 잡지를 보고 북한의 삶이 충분히 행복하다고 아는 지인들이 많다. 그것만으로는 북한 실상을 알긴 충분하지 않다. 특히 서방 국가 사람들이 모르는데 그들이 확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한다. 북한에 살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자유와 삶에 있어서 큰 행운 누리고 있는지, 지구상에 북한에서 반인륜적인 범죄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기 위해서 연출했다. 이 영화를 보고 북한의 실상을 알고 이해하게 된다면 이 영화의 목적은 달성된 것 같다."
러시아 출신의 다큐멘터리 거장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26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태양 아래'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태양 아래'는 북한 정부의 완벽한 통제 속에 거짓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낸 영화다. 제작진은 8살 소녀 진미가 준비하는 김일성 국방위원장의 생일 기념행사 과정을 담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촬영하기 직전 마주한 진미의 생활은 모두 조작돼 있었다. 감독은 철저히 조작된 북한의 모습을 만들려는 북한 정부의 실체와 그에 반기를 들고 실제 이면의 진짜 북한을 담아냈다.
북한의 동맹국인 러시아 출신이고 전체주의-공산주의에 관심이 많았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비교적 쉽게 북한에서 1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당국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생각했겠으나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그들은 내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과 입지가 높은 감독이라는 정보만 듣고 나를 초청했다"며 "북한이 얼마나 폐쇄된 국가인지 알 수 있었다. 내 SNS에 누구 한 명이라도 접근할 수만 있었다면 아마 나를 초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사실 내가 정말 찍고 싶은 건 하나도 찍지 못했다. 100% 통제하에 찍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조건과 상황에서 한 번도 작업을 한 적이 없었다. 통제 없이 찍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호텔 창을 통해 찍은 바깥 상황이었다. 또 마지막에 진미가 우는 장면만 그대로 담을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북한은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조작된 삶이 그대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통제와 검열이 심한 북한의 눈을 어떻게 따돌릴 수 있었을까.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북한은 매일매일 검열과 통제를 할 것이며, 통과되지 않은 필름은 처분할 것이라고 했다"며 "그들이 알 수 없게 최대한 카피 본을 떴다. 북한에 제출한 건 원래보다 70% 삭제된 필름이었는데 그들은 전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물론 "몰래 촬영한다는 사실을 들키면 필름을 빼앗기는 건 기본이고 생명의 위협도 있었을 것"이라며 "나뿐 아니라 나를 믿고 따라온 촬영팀 개개인의 생명이 위협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고 전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한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영화를 향한 관심이 세계 각국에서 크다는 걸 안다. 북한 사상에 대한 사실을 전한 이 영화가 많이 상영되어 진미와 진미 가족의 삶을 보장하는 데 역할을 하기 바란다. 이 영화에 대한 남한 측 신문사와 뉴스 등이 관심을 두는 것도 진미와 진미 가족 보호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진미와 연락하고 싶은데 소통 가능한 수단이 전혀 없다. 진미가 건강하고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잘 지내길 바란다."
'태양 아래'는 27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에 앞서 제40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제19회 에스토니아탈린 블랙 나이츠 국제 영화제에서 베스트 감독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 속에 담긴 특별한 메시지와 함께 작품성도 인정받아 2016 최고의 다큐멘터리 화제작임을 알리고 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