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커지는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0.4%로 작년 4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이는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수출 감소와 소비, 투자 등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2014년 2분기(0.6%)부터 작년 2분기(0.4%)까지 5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권) 사태 등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터진 데다 세계 경제의 위축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작년 3분기에 부동산 경기 호조와 정부의 소비 진작책 등으로 성장률이 1.2%로 높아졌다가 작년 4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는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정부는 이번 주 청년·여성 고용대책과 신산업 지원대책을 내놓는 등 경제 정책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나 저성장은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위축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저하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민간소비는 0.3% 감소하면서 작년 4분기(1.4%)에서 급격히 둔화됐다. 작년 하반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소비진작책 효과가 약화됨에 따라 우려된 이른바 ‘소비절벽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민간소비 증가율 -0.3%는 세월호 사태의 여파를 받은 2014년 2분기(-0.3%)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다.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던 작년 2분기(-0.1%)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는 수출 부진도 한몫했다. 수출은 1.7% 줄면서 작년 4분기 2.1%에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수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받은 2008년 4분기(-4.3%) 이후 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올해 1∼3월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는 1160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3.1%나 줄었다.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된 데다 배럴당 40달러를 밑돈 저유가로 수출품의 단가가 낮아진 영향이 크다.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크게 위축됐다. 1분기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5.9%나 감소하면서 2014년 1분기(-1.1%)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이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1분기 GDP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0.2% 감소했다. 2014년 4분기(-0.2%)이후 1년 3개월 만에 뒷걸음질한 것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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