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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성장형’ 외인타자 히메네스, 10cm를 잡았다
입력 2016-04-26 06:02 
개막 첫 달 홈런 1위를 질주중인 LG 히메네스는 올해 다이내믹한 체중이동을 완성하면서 훨씬 강력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요즘 LG팬들을 야구 볼 맛나게 하는 타자 중에는 KBO 2년차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28)가 있다.
개막 한 달을 채워가고 있는 24일 현재 18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넘기면서 2위 그룹(5홈런)을 4개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있는 그는 지난해 70경기서 11홈런을 기록했던 그 타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졌다.
한국 투수들과 리그 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의 잠재능력을 더 많이 발휘하게 된 부분도 있지만, 히메네스는 이곳에서 더욱 성장한 타자라고 생각된다. 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
타격에서 몸의 중심을 이동(스트라이드)하면서 얻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빠르게 몸통을 회전하기 위한 예비동작으로서 힘을 만들어낸다. 지면반력을 이용해 힘을 생성하는 스트라이드의 위력은 허투루 볼 게 아니다. 몸무게 80kg의 타자라면 약 110kg의 힘으로 뒷발을 차는데 그 속도는 0.2초 후에 약 시속 9.7km가 된다는 계산이 있다. 히메네스의 프로필상 체중인 93kg의 경우를 셈해보면 약 128kg의 힘으로 뒷발(오른손타자 히메네스의 오른발)을 차는 셈이고, 그 후 체중을 앞다리(오른손타자 히메네스의 왼다리)에 전달한 뒤 그 앞다리를 견고한 축으로 몸통을 회전하면서 강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트라이드로 얻어지는 두 번째 효과는 히팅포인트의 변화다. 체중이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볼을 맞히는 위치인 히팅포인트가 앞쪽에 형성되는데 타자는 이를 이용해서 변화구 대처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이때 타자의 이상적인 중심이동은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것을 전제한다. 즉 밸런스를 잃고 상체가 앞쪽으로 쏠리는 경우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지난해의 히메네스는 하체보다는 상체에 의존하는 타격을 하는 유형의 타자였다. 상체가 앞쪽으로 쏠리거나 홈 플레이트 쪽으로 쉽게 기울어지면서 떨어지는 변화구와 몸쪽 빠른 볼에 약점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 떨어지는 변화구에 눈에 띄게 강해졌다. 그 변화가 바로 다이내믹하게 완성된 스트라이드 구간에서 나왔다. 하체를 중심으로 체중이 자연스럽게 앞쪽으로 전달된 후 단단한 앞다리를 축으로 몸통을 돌리는 부드러운 스윙을 만들어내면서 타구에 묵직한 힘을 실어내고 있다. 체중이동 ‘10cm의 변화가 만들어낸 큰 차이다.
타자가 스트라이드 구간을 ‘겉핥기로 이해하면, 그저 다리만 (앞으로) 나가는 그림을 만들고 만다. 그러나 스트라이드는 몸의 중심, 즉 체중을 이동시키는 동작이고 ‘2016년형 히메네스가 잡아낸 변화가 바로 이 체중의 이동이다.
히메네스 스윙의 연속동작 컷을 보면, 확실하게 체중을 이동하면서 히팅포인트를 앞쪽에서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공=SBS스포츠 중계화면 스틸 컷
서글한 성격과 영민한 센스까지 갖춘 히메네스는 한국팀 정서에도 잘 어울리는 선수로 보인다.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고 이곳에서 성장의 기회까지 살려냈다. 운동장에 도착하면 실내훈련장에서 코치와 함께 티 배팅으로 타격감을 조율한다고 한다. 성실한 훈련습관으로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을 보니 시즌 초반의 ‘깜짝포가 아닌 안정적인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오랜 기다림을 견딘 LG팬들이 올해는 든든한 외인타자에 마지막까지 활짝 웃을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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